이 인질 13명·팔 수감자 39명 2차 맞교환, 가까스로 성사(종합)

by방성훈 기자
2023.11.26 11:57:35

하마스 "구호물자 절반도 안와"…인질 석방 7시간 지연
재협상 끝에 맞교환 성사…바이든도 카타르 국왕과 통화
풀려난 인질들 병원서 검진…49일만에 가족품으로
이스라엘서 석방촉구 시위·세계 각지선 휴전촉구 시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이 이틀째를 맞이한 가운데, 이스라엘인 인질 및 팔레스타인 수감자에 대한 2차 맞교환이 마무리됐다. 다만 1차 때완 달리 양측이 구호물자와 관련해 이견을 보이면서 하마스의 인질 석방이 수시간 동안 지연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26일(현지시간) 하마스에 억류됐다가 석방된 인질들을 태운 차량이 이스라엘 라마트간의 한 병원에 들어서고 있다. 이날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13명을 2차로 석방했다.(사진=AF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 인질 13명과 태국인 4명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로 인계했으며, 풀려난 인질들은 무사히 이스라엘에 도착했다. 이후 이스라엘도 ‘1대 3 맞교환’ 합의에 따라 팔레스타인 수감자 39명을 풀어줬다.

하마스의 인질 석방 소식이 전해진 건 이날 밤 11시 경으로 전날보다 7시간 가량 늦어진 시점이었다. 앞서 하마스가 이스라엘과의 계약에 따라 전달됐어야 하는 구호물자가 절반에도 그치지 못한다며 인질 석방을 지연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대응에 나섰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 카타르 국왕과 전화통화를 갖고 인질 석방 이행이 지체되는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결국 카타르와 이집트의 중재로 재협상을 거쳐 약 3시간 반 뒤에야 인질들이 석방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풀려난 인질들이 3∼16세 미성년자 7명, 18∼67세 여성 6명으로 대부분이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있었던 키부츠 비에리 출신이라고 발표했다. 풀려난 인질들은 현재 병원으로 옮겨져 건강 검진을 받았다. 한 소녀는 당초 가족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가 개전 49일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또다른 한 소녀는 모친이 아직 포로로 붙잡혀 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수감자는 10대 소년 33명, 여성 6명으로 이 가운데 15명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으로 복역중이었다. 나머지 24명은 혐의가 불분명하며 별도의 법적 절차 없이 행정 구금된 수감자들이었다고 CNN은 설명했다. 알 자지라 방송은 수감자들을 태운 버스가 팔레스타인 군중의 축하 속에 서안지구 베이투니아를 지나 예루살렘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이로써 지난 이틀 동안 하마스에 억류됐던 이스라엘인 인질 총 41명이 풀려났다. 하마스는 일시휴전 첫 날인 전날에도 인질 13명과 외국인 11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39명을 맞교환했다. 양측은 나흘의 휴전 기간 동안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50명과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150명을 차례로 교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카타르 외무부는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휴전 기간을 최소 나흘 더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하루 10명의 인질을 추가로 석방할 때마다 휴전도 하루씩 연장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휴전 연장을 지지하고 있다.

수만명의 이스라엘인들이 25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AFP)


한편 이날 인질 석방이 지연되면서 이스라엘에선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인질 석방에 대한 기대와 흥분이 긴장과 분노로 바뀌면서 수만명이 시위에 나서 하마스를 비난하고, 정부의 협상 능력에도 불만을 표했다.

아울러 전 세계 각지에서는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리옹·마르세유, 오스트리아 빈 등지에서는 이날 친(親)팔레스타인 시위대를 중심으로 이스라엘 인질 및 팔레스타인 수감자 전원 석방, 가자지구 봉쇄 해제 및 휴전을 촉구했다. 시위대 대다수가 이스라엘의 비(非)인도주의적인 가자지구 공격 행태를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