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6 용퇴' 박지현 감싼 신평…"내 주장과 궤 같지만 무모해"

by이선영 기자
2022.05.27 08:33:39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지난 19대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 몸담았다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을 공개 지지 선언한 신평 변호사가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내 갈등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의 주장은 오래된 내 주장과 궤를 같이 한다”면서 “민주당에서 그들을 포함한, 서른명 남짓의 강경파들이 물러날 때 비로소 우리 정계는 정상적으로 호흡할 수 있다. 그들은 우리 가슴 위에서 짓누르는 무거운 바위와 같다”고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신평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586 정치인들의 용퇴를 주장하자 민주당의 실세들이 강하게 반발한다”며 “박 위원장이 무슨 의도와 배짱으로 이 민감한 문제를 끄집어내었는가는 알 길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6일 서울 강북구 수유역 인근에서 이순희 강북구청장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신 변호사는 “그러나 박 위원장은 좀 무모하다. 그렇게 쉽게 물러날 그들이 아니다”라며 “그들이 과거에 민주화운동을 한 것과는 별개로 그들이 정계에 발을 딛고 서서 지금까지 수취해온 수많은 이득을 그리도 선선히 포기하겠는가”라고 민주당 내 강성 정치인들을 정조준했다.

이어 “내가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이러하다. 윤석열 정부 하에서 그들의 생명력은 차츰 쪼그라들기 마련”이라며 “윤 정부가 실시해 나갈 강력한 실사구시의 정책을 보며 국민은 그들에 대한 불신을 키워나가기 때문”이라고 현 정치권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아마 그들 중 많은 수는 채 2년이 남지 않은 2024년 4월 총선에서 심판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할 것”이라며 “이와 같은 사정변화를 토대로 하여 윤 정부 다음의 정부는 윤 정부의 승계정권이 맡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그래서 그 다음의 5년은 아마 그들의 나무가 내는 싹 자체를 싹둑싹둑 다 잘라버릴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과거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구상하고 교묘히 집행했던 운동권세력 20, 30년 집권론은 완전히 허망한 연기로 날아간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박 위원장의 말은 많이 성급하였다. 하지만 그가 한 말은 자기복제를 거치며 우리 사회의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커다란 담론으로 곧 성장할 것”이라며 “진정으로 실력을 갖추고 국민의 이익을 우선시키는 진보인사들이 586세력이 사라진 공간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신 변호사는 “그래서 10년 후에는 다시 민주당이 정권을 담당할 자격을 당당히 갖추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진보와 보수의 균형 위에서 나라의 미래와 운명은 올바로 정해질 것이고, 국민의 제반 삶은 더욱 풍성해지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신평 변호사가 지난해 11월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지난 25일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586 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며 “같은 지역구 4선 이상 출마도 약속대로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팬덤 정치와 결별하고, 대중 정치를 회복해야 한다”며 “잘못된 내로남불을 강성 팬덤이 감쌌고, 이 때문에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면서 당 내 강성 지지층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성희롱성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처럼회 최강욱 의원에 대한 ‘비상징계’ 신속 추진도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