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채용, 찬성 51% "비리 줄이는데 한 몫"..반대 이유는?

by정태선 기자
2018.03.26 08:34:35

반대 49%.."사람은 사람이 뽑아야"
응답자 61.3%는 "AI채용 앞으로도 확산될 것"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AI가 서류심사를 하고, AI면접관과 온라인 면접을 보는 시대.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올해 상반기 대기업 채용전형에서 진행 중인 사례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시장 조사기관 두잇서베이가 ‘AI채용’에 대해 의견을 물은 설문조사 결과, 총 참여자 3171명중 61.3%가 AI채용이 앞으로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AI기술을 활용한 직원 채용 시스템”에 대한 입장은 ‘긍정적이다’가 50.9%, ‘부정적이다’가 49.1%로 찬반의견이 팽팽했다.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부정행위 검증’이 22.6%로 1위에 꼽혔다. 자기소개서나 면접 단계에서 지원자 표절 혹은 부정행위 여부를 효과적으로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다음으로 △‘수많은 인재들을 판별하는 데에 따른 시간 및 비용 절약이 가능’(19.6%) △‘채용시스템 기록 확인을 통해 기업의 채용비리문제 해결할 수 있음’(17.1%)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나아가는 세계화의 흐름에 발 맞춘 시도’(16.8%) △‘구직자들에게 지원의 편의성 제고’(12.2%) △‘보다 정교한 인원선발 모델을 통한 기업의 채용만족도를 제고’(11.2%) 등의 기대의견을 보였다. 특히 최근 잇따른 채용비리로 ‘채용 공정성’이 화두에 오른 만큼, AI기술 도입으로 인한 채용 투명성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

반대 입장도 분분했다. 가장 큰 반대이유는 ‘사람은 사람이 뽑아야’(23.7%)였다. 면대면을 통해서만 파악할 수 있는 지원자의 분위기나 인성 등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 것이다. 또 ’다양한 개성을 갖춘 구직자들을 하나의 잣대로만 평가하게 될 우려’도 22.0%로 과반수이상이 아직은 면대면을 거친 다양한 평가기준에 대한 수요가 있음이 확인됐다.



이어 △‘높은 확률로 전형에 통과할 수 있는 모범답안이 암암리에 퍼져 채용 시스템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음’(13.4%) △’시스템조작을 통한 채용비리가 기업들 사이에 더욱 만연할 수 있음’(13.2%) △’AI에게 평가 받는다는 사실 그 자체가 구직자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음’(13.1%)의 3개 이유가 비슷한 비율을 차지했다. 기타 ‘신입채용 등 적용 가능한 채용과정이 한정적일 것’(7.8%) △’기업에서 보여주기 식의 채용마케팅에 그칠 것’(6.6%)등의 반대의견이 이어졌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현실화만큼이나 이미 시작된 AI채용 물결은 앞으로 더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보는 입장이 많았다. “AI채용이 앞으로 업계 전반으로 보다 확산될 수 있으리라 보십니까?’의 질문에 61.3%로 과반수 이상이 ‘그렇다’라고 답한 것. ‘그렇지 않다’는 38.7%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AI채용 도입으로 인해 예측되는 귀하의 취업가능성은?”의 물음에 52.7%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아직은 해당 기술이 채용과정에서 당락을 바꾸진 않으리라 내다보고 있었다. ‘채용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23.6%, ‘작아질 것’은 23.7%로 큰 차이가 없었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AI채용이 비록 도입 초기 단계이긴 하나 기업에게는 채용공정성과 업무효율을 제고하고, 구직자에게는 지원의 편의성을 증진하는 등 순기능들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문 소감을 전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3월 12일부터 22일까지 열흘간 진행되었다. 총 참여자는 3171명으로 그 중 구직자는 628명(19.8%), 직장인은 2020명(63.7%)포함되어 있었다. 95%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 1.74%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