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대신 '등산화' 신는 출·퇴근족 늘었다
by김미경 기자
2013.03.26 09:02:06
“등산화, 이제 일상화로 변신”
블랙야크·라푸마·네파 등 경등산화 판매 ↑
2030세대도 부담 없는 도심형 등산화 인기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4·24 재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예비 후보가 최근 정장 바지에 등산화를 신고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정치인으로서는 다소 과감한 스타일이긴 하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은 모습이다. 최근들어 양복 바지에 등산화를 즐겨 신는 이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어서다.
| 4.24 노원병 지역 재보선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최근 등산화를 신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안 후보가 신은 등산화는 노스페이스 제품으로 국내에서는 판매되고 있지 않는 모델로 해외에서 직접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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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길에 편한 신발을 선호하는 이른바 ‘등도남’(등산화 신고 출근하는 도시 남자의 줄임말)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직장인 박민혁씨(43·남)는 “지난 겨울 잦은 폭설 때문에 신기 시작한 등산화가 지금은 발이 편한 데다 짬이 날 때마다 손쉽게 운동할 수 있어 매일 신는다”며 “구두는 가방에 넣어서 사무실에 보관해 놓고 있다가 꼭 필요할 때만 꺼내 신는다”고 귀띔했다. 산에 갈 때나 꺼내 신던 등산화가 도심 패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사무실이 밀집한 서울 광화문·여의도·강남 일대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을 가보면 등산화를 신고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실제로 등산화 판매량도 큰 폭으로 뛰고 있다. 26일 블랙야크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가볍고 일상생활에서 신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화의 매출이 2012년 대비 약 160%대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노스페이스의 베스트셀러 ‘다이나믹 하이킹’ 초경량 등산화의 작년 매출도 2011년 대비 200%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레도 작년 경등산화의 비중이 2011년 대비 전체 등산화 중 122% 증가, 매출 역시 362% 신장하는 등 압도적인 판매 호조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중순 출시된 라푸마의 트레킹화 시리즈 ‘플라이테크’는 출시 한 달 만에 평균 판매율이 70%를 넘어 추가생산에 들어갔을 정도다.
여성들도 즐겨 신으면서 시중에는 화려한 색상의 경등산화들이 잇따라 쏟아지고 있다.
블랙야크는 이번 시즌 경등산화 물량을 전년대비 1.6배로 늘리기로 했다. 이달 말 출시 예정인 블랙야크 ‘프라즈마’ 제품은 포인트 컬러 배색으로 스타일을 살리면서도, 기존 등산화의 접지력과 안정성, 충격흡수력 등을 높였다.
K2도 기능성뿐 아니라 도심 활동에도 손색이 없는 아웃도어 워킹화 ‘스쿼럴 로우’를 선보였다. 최근 출시된 네파의 ‘쉐도우 S’ 역시 디테일한 디자인 대신 심플하면서도 비즈니스룩과 함께 입어도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강수영 블랙야크 상품기획부 차장은 “전과 달리 캐주얼 착장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출근할 때 남을 의식하지 않고 편한 신발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면서 “불황 속에서도 건강을 내세운 걷기 열풍 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장마철이나 한 여름 땀에도 자유로운 기능성 등산화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안철수 예비후보는 최근 등산화를 신고 등장해 취재진에게 “이제 많이 걸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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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야크가 이달말 중 선보일 예정인 ‘프라즈마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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