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쥬르` 파리모터쇼, 친환경車 실용을 입다

by김보리 기자
2010.10.01 08:30:48

푸조·미쓰비시 등 양산형 친환경차 선봬
프리미엄 브랜드, 경기 회복세 타고 `럭셔리 3종`출시

[파리=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세계 최고(最古)의 역사를 자랑하는 파리모터쇼의 막이 올랐다.
 
이번 파리모터쇼에서도 친환경 자동차가 이슈다. 특히  유행을 넘어 `어느 업체가 당장 도로 위를 달릴 수 있는 친환경차`를 보여줄 수 있는가에 세계인의 눈과 귀가 집중됐다.
 
또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중에 열린 파리모터쇼가 소형차 전성시대를 알렸다면, 이번 모터쇼에서는 자동차 시장 회복세에 맞춰 럭셔리 모델들도 대거 눈에 띄었다.



파리 베르사유 전시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취재진들로 북적거렸다.

올해로 80회를 맞는 이번 모터쇼에는 24개 국가에서 600개 전시업체가 참가했다. 또 60여대의 월드프리미어(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신차)가 공개됐다.

전시면적도 총 5만5000여평. 제네바 모터쇼와 시카고 모터쇼가 각각 3만평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그 규모를 짐작케 한다.

이번 모터쇼의 주제는 `현실이 된 미래(The future, now)`다. 이번 파리모터쇼는 친환경 차량이 단순한 콘셉트카와 쇼카 형태가 아닌 당장 양산을 앞둔 출시형 모델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이전의 모터쇼 경향이 친환경차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면, 이번 모터쇼에서는 올 연말 출시를 앞둔 친환경차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프랑스 자동차 메이커 푸조는 안방에서 세계 첫 경유 하이브리드카인 3008 하이브리드 4를 공개했다. 이 차량은 리터 당 26.3km에 달하는 연비 외에도 내년 초 시판으로 바로 달릴 수 있는 친환경차로 주목을 받았다. 이 차량은 같은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보다 연료 효율성이 30% 높여 CO2 배출량 역시 99g/km에 불과하다.

▲ 미쓰비시 유럽 버전 `아이미브`

미쓰비시는 올 12월 시판 예정인 전기차 아이미브 유럽 버전을 공개했다. 일본에서 나온 아이미브에 유럽 규정을 맞추기 위해 범퍼 디자인과 센터페시아 등을 새롭게 변경했다. 유럽 시장 내에서 가격은 3만5000유로 정도로 전기차 보조금을 감안하면 실제 가격은 3만 유로 내외가 될 전망이다.



파리 모터쇼에서는 전기차가 봇물을 이뤘다.

이전 모터쇼에서는 전기차들이 친환경차의 흐름 속에서 `양념`과 같은 존재였다면, 이번 모터쇼에서는 주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거의 한 두개의 전기차를 선보일 만큼 `필수요건`이 됐다.

기아차(000270)는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3인승 미래형 전기차 `팝(POP)`을 공개해 인기를 끌었다. `팝(POP)`은 바디와 헤드램프까지 둥근 디자인을 적용해 관람객들로부터 `미래형 디자인을 보여주는 시티카`란 평을 들었다.

▲ 기아차 디자인 관련 직원들이 지난달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0 파리모터쇼에서 공개된 전기차 `팝`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테슬라와 공동 개발한 A클래스의 소형 전기차 E-CeLL을 선보였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지역 리스 고객을 상대로 500대만 공급할 계획이다. 1회 충전으로 최대 200km까지 달릴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150km/h에 이른다.



아우디 부스에는 e트론의 로드스터 버전인 `R4 e-tron`을 보기 위한 관람객들이 줄을 이었다. 이 차량의 최대출력은 204마력, 최대토크는 270㎏·m다. 최고시속은 200㎞, 한 번 충전으로 250㎞까지 주행할 수 있어 `전기차 답지 않은 전기차`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르노는 전기 콘셉트카인 `드지르`를 공개했다. 24㎾/h짜리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최고 시속 180㎞로 달릴 수 있다. 무게가 830㎏에 불과하다. 닛산 역시 새 전기 콘셉트카 '타운포드'를 내놨다. 닛산은 내년부터 유럽에서 판매할 양산형 전기차 리프를 별도로 선보이다.

▲ 르노 전기차 `드지르`

렉서스는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첫번째 콤팩트 하이브리드 모델 CT200h를 선보였다. 이 차량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5도어 해치백 모델이다. 혼다는 소형차 재즈(일본명:피트)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처음 공개했다. 
 


지난 2008년 파리모터쇼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화려함` 보다 `실용성`에 방점을 찍었다면, 이번 모터쇼는 다시 화려함을 되찾았다.

특히 유럽 시장은 자동차 경기가 가장 많이 침체된 시장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모터쇼에서는 유럽의 자동차 시장이 다시 회복세에 접어들엇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그동안 소형차와 디젤차 중심의 라인업을 소개했다면 이번 모터쇼에서는 질주 본능을 자극하는 차들이 대거 출시됐다.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BMW 등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 3총사들은 럭셔리 차종으로 모터쇼를 더욱 화려하게 장식했다.

벤츠는 신형 CLS, BMW는 6시리즈 쿠페, 아우디는 A7을 각각 주력 모델로 내세웠다.

▲ 벤츠 CLS

벤츠 신형 CLS는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다. 우아함 보다는 근육질의 라인이 강조된 스타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6만3400유로(약 9800만원)에 내년 1월부터 유럽 시장에 판매될 예정이다.

BMW는 콘셉트카 형태로 6시리즈 쿠페를 선보였다. 올 초 북경 모터쇼에서 발표한 그랑 쿠페 콘셉트카의 양산 모델로 BMW의 패밀리 룩 디자인이 그대로 반영됐다. 2012년부터 시판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뉴 BMW X3는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이 적용됐으며 전자식 스티어링(EPS)이 기본으로 장착됐다. 6기통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결합돼 최상의 퍼포먼스를 구현한다.

아우디 A7 스포츠백은 아우디 4도어 쿠페의 야심작으로 유럽에서 10월말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가격은 5만1650유로(약 8000만원)에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