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특명 "임원들, `굿샷`보단 공부에 주력하라"

by양효석 기자
2007.10.29 09:36:30

매주 토요일 임원대상 브랜드경영 특강
패션·스포츠·전자분야 글로벌 성공사례 벤치마킹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현대·기아차가 전 임원을 대상으로 `주말 공부` 특명을 내렸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말 골프장에 나갈 수 있었던 임원들에게 이례적으로 브랜드 전략 강의를 듣고, 글로벌 사례도 연구하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10월6일부터 11월10일까지 6주간 매주 토요일 오전 양재본사와 남양연구소에서 `임원 브랜드경영 과정`이라는 특강을 실시중이다.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의 전 임원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특강은 현대차 브랜드전략팀에서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개인당 4시간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는 현대·기아차그룹이 최근 품질경영을 넘어 브랜드경영을 강조하면서, 임원들부터 브랜드경영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정몽구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쟁속에서 현대·기아차의 품질은 일정수준 올라온 만큼 소비자의 최종선택을 받기 위해선 브랜드 경영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2007∼2008년을 브랜드 경영 2단계로 설정하고, 브랜드 파워를 조기에 개선하기 위한 브랜드 목표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주요 국가의 지역별, 부문별로 주요 브랜드 평가 지표를 선정하고, 명확한 목표치를 부여해 브랜드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품질향상에도 불구하고 '값싼 차'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임원교육 과정도 ▲브랜드경영이란 무엇인가 ▲경쟁사 브랜드 한계 극복과정 ▲현대·기아차의 브랜드경영 현주소 ▲글로벌기업 브랜드경영 사례연구 등 4가지 섹션으로 구성됐다.

특히, 글로벌기업의 브랜드경영 사례 강의에서는 자동차 업종 이외에 패션·스포츠·전자분야의 글로벌기업 사례를 연구, 자동차 업종에서 얻을 수 있는 한계를 극복하자는 뜻도 강조했다.

고급차에서부터 양산차까지 모두 만들면서 세계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는 도요타 등 동종업계 사례만 쫓아가다간, 현대·기아차만의 브랜드전략을 세우기 힘들다는 계산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