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진철 기자
2005.11.21 09:45:16
구직자 87% "혼동 경험"
`삼성` 들어간 건설사 이름만 15개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상호가 비슷한 건설업체들이 너무 많아 구직자들이 채용회사를 혼동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건설취업포털 건설워커(www.worker.co.kr)가 최근 건축, 토목, 기계, 전기 등 건설관련 이공계 신입 구직자 4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7.3%가 동명(同名) 혹은 유사(類似) 상호 때문에 채용회사를 헷갈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건설업계가 전통적으로 유사상호가 많기도 하지만 업종 특성상 현장이 많고 현장별로 수시채용도 자주 이뤄지기 때문에 채용공고만 놓고 보면 대형 건설사 현장인지, 동명이사(同名異社)인지 분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호에 `삼성`이 들어간 건설회사는 대한건설협회에 등록된 회원사만 15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시공능력순위 1위인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18위), 삼성엔지니어링(25위), 삼성에버랜드(57위)는 삼성그룹 계열사이지만 삼성건설, 삼성종합건설, 삼성토건 등 나머지 회사들은 삼성그룹과 무관하다.
`e-편한세상`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대림산업(4위)도 유사한 이름을 가진 업체가 많다. 대림건설, 대림종합건설, 대림공영, 대림개발 등 상호에 `대림`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건설사는 건설협회에 16개가 등록돼 있다.
상호에 `금강`이 들어간 회사도 금강건설, 금강종합건설, 금강주택, 금강토건 등 14개나 된다. 이중 금강종합건설은 이름이 똑같은 회사만 7개로 시공순위 32위의 금강종합건설은 `금강`이란 상호가 많이 사용되는데 따른 소비자들의 혼선을 막고 다른 건설회사와의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 올해 3월 KCC건설로 상호를 변경했다.
`데시앙`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사용하는 태영(17위)도 비슷한 상호가 많기는 마찬가지다. 건설협회에 등록된 회원사를 조회해 보면 태영, 태영건설, 태영종합건설, 태영토건 등 상호에 `태영`이 들어간 회사가 19개나 나온다. 성원건설의 경우는 5개 업체가 이름이 똑같고 성원, 성원종합건설, 성원주택 등 비슷한 상호도 여러개 등록돼 있다.
지난 3월 GS그룹 계열편입에 따라 LG건설에서 회사명을 변경한 GS건설(5위)도 상호가 같은 회사가 2개가 있다. 이밖에 동부건설(16위)과 동부종합건설, 풍림산업(20위)과 풍림종합건설, 신동아건설(45위)과 신동아종합건설 등도 상호는 비슷하지만 모두 별개의 업체들이다.
유종욱 건설워커 이사는 "건설사의 유사상호는 일반인들에게도 상당한 혼란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구직때 상호와 더불어 시공순위, 브랜드, 본사위치, 등록번호 등 식별력이 있는 다른 자료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대한건설협회(www.cak.or.kr)와 대한전문건설협회(www.ksca.or.kr) 홈페이지에서 건설업체 검색서비스를 이용하면 동명·유사상호를 사용하는 업체가 몇 개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