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침체 신호에 달러 약세 압력…원화는 2분기 개선"

by이은정 기자
2023.04.27 07:44:10

유안타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미국 경기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달러가 강보합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원화는 1분기에 저점을 형성한 경제지표들이 2분기부터 개선되면서 약세 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7일 “미국의 경기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소형은행 예금 부족도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지난 3월 은행 발 위기의 여진이 확인되고 있다”며 “결국 경기에 대한 우려를 내려놓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달러인덱스는 101포인트에서 강보합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진한 경제지표에도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컨센서스와 올해 성장률 컨센서스는 예상외로 견조한 상황이다. 혼재된 요인과 상황에서 달러인덱스의 움직임은 뚜렷한 방향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과거 2016년과 2019년 경기침체 구간에서 달러인덱스는 약세 압력을 받았던 것을 짚었다.김 연구원은 “경기침체의 여부와 강도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은 경기 부진 보다는 침체로 평가할 수 있는 신호들이 강해지고 있다”며 “적정한 달러의 레벨은 조금 더 낮은 수준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비상업성 달러 순매수 포지션이 2주 연속 감소하고 있는데, 4월 3주 기준 1만1000건으로 2021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달러 인덱스에는 약세 압력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고 봤다.

미국의 지역은행 리스크 발생 직후 이루어진 4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심리는 101.3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월 기록한 104.0포인트 대비 위축되었다. 해당 수치는 7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지난해 12월 소폭 회복했던 심리를 되돌림했다.



세부 조사를 살펴보면, 경기 위축과 고용 악화를 예상하는 부정 응답이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연초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고용 지표 위축 되고 있는 가운데, 심리지표에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높아짐에 따라 경기침체 진입 시그널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경기침체 진입 시그널로 위험회피 성향을 자극해 달러의 강세 압력을 단기적으로 야기할 수 있다”며 “경기 펀더멘털이 수축하는 상황에서 추세적으로 달러에 대한 안전자산의 선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주 발표된 베이지북에서도 경기에 대한 낙관론을 찾아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주요 내용 중에서 은행들의 대출기준 강화로 인해 가계와 기업의 신용 위축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 부분은 유동성 위축 문제도 있지만, 경기 상황에 있어서 침체 깊이를 크게 할 수 있고 달러 약세폭을 확대시킬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화는 1분기 GDP가 부진했지만, 역성장에서는 벗어나며 추가적인 약세 압력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약세 흐름을 보이는 엔화와 위안화 등 주변 통화와 강하게 커플링돼 아직 약세를 벗어날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현재 달러의 강보합을 지탱하고 있는 안전자산 선호가 향후 경기 상황을 확인하고 나서도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며 “한국은 이 과정에서 1분기까지 부진을 기록하며 저점을 형성한 지표들의 개선이 2분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며, 현재의 약세 폭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