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수익률 곡선 관리 변경…한은 "실물경제 영향 제한"

by최정희 기자
2022.12.25 12:00:00

한은, 해외경제포커스
BOJ, 10년물 변동 허용 범위 ±0.25%→±0.5%로 확대
"통화정책 기조 변경, 물가·임금 등에 따라 결정"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사진=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일본은행(BOJ)이 20일 수익률 곡선 관리 정책을 변경한 것과 관련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25일 ‘해외경제포커스’를 통해 “BOJ가 수익률 곡선 관리 정책 중 국채 10년물 금리 변동 범위를 ‘0%±0.25%에서 ±0.5%’로 확대했다”며 “수익률 곡선 관리 정책 부작용과 국제금융시장 여건 변화 등에 따른 정책 대응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출처: 한국은행)
국채 10년물과 IRS(리보 6개월 변동금리와 10년 고정금리 교환시 적용되는 금리) 10년물 간 금리 격차는 19일 현재 0.58%포인트로 연초 대비 0.5%포인트 확대됐다. 그로 인해 정책 실효성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BOJ의 국채 보유 비중이 커지면서 시장 거래량이 감소하는 등 정책 여력도 떨어졌다는 평가다. BOJ가 보유한 10년물 국채 비중은 약 70%다.

물가가 오르고 주요국과 일본간 금리차로 엔화 약세가 커진 것도 정책 변경의 주된 이유로 거론된다. 일본의 신선식품 제외 물가상승률은 4월 이후 목표치 2%를 상회했다. 10월엔 3.6%를 기록했다. 미국 등 주요국이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서 미·일 금리차가 10년물 국채 기준으로 1.77%포인트 확대됐다. 이에 달러·엔 환율이 19일 136.9엔으로 올라 연초 이후 15.1% 가량 엔화 가치가 하락했다.

이와 관련 한은은 “단기간에 시장금리 상승을 통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일 금리차 축소 등으로 엔화 약세가 완화된다면 기업 불확실성, 수입물가 상승 등의 부작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국채 10년물을 제외한 여타 금리는 정책 변경 이전에 상당폭 상승한 상황이다. 19일 10년물 금리는 3월말 대비 4bp 오르는 데 그쳤으나 20년물, 30년물은 각각 46bp, 60bp 올랐다. 그로 인해 이번 정책 변경이 금리를 끌어올릴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BOJ는 월간 채권 매입한도를 7조3000억엔에서 9조엔으로 확대했다. 또 구로다 하루히코 BOJ총재는 10월 19일 예산위원회에 출석, 엔화 약세가 기업의 사업계획 책정을 어렵게 하는 등 불확실성을 높인다고 표현했다.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 기조 변경은 인플레이션, 임금상승률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구로다 총재는 이 조치가 정책 기조 변경은 아니라고 발언했으나 시장 참가자들의 해석은 엇갈리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구로다 총재는 20일 “수익률 곡선 관리 변동폭 확대는 시장 기능 개선을 통해 금융완화 효과가 실물부문에 안정적으로 파급되게 하기 위함이고 물가목표치를 달성할 때까지 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BOJ가 전망한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6%다.

HSBC, UBS, 골드만삭스)는 이를 두고 정책 기조 전환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으나 모건스탠리, JP모건은 정책 기조 변경을 염두에 둔 사전 작업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