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여전히 잘 팔려"…애플 2분기 실적, 전망치 웃돌아
by고준혁 기자
2022.07.29 08:52:15
총 매출액, 역대 2분기 실적 중 사상 최대치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 줄어도 아이폰은 3%↑
단 서비스 성장 둔화·맥 매출 10%↓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애플이 기대치를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중국 생산 차질과 달러 강세, 공급망 문제, 경기침체 우려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을 예상 보다 잘 극복한 셈이다. 대표 제품인 아이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변하지 않는 ‘애정’이 호실적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주식시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2분기 주당순이익(EPS)이 1.20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치(1.16달러)는 상회했다. 매출액은 830억달러로 예상치(828억 1000만달러)를 넘어섰다. EPS 기준 2020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이지만, 매출액은 역대 2분기 실적 중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애플을 대표하는 제품이자 전체 매출의 49%를 차지하는 아이폰 사업 부문의 약진이 양호한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치솟고 있는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소비심리가 위축돼 스마트폰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폰 매출은 괄목할 만하다.
아이폰 매출은 407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 전망치 2.5% 감소를 상회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전 세계 스마트폰 매출은 약 9% 감소했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글로벌 거시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으로 변하고 있지만, 아이폰에 대한 수요 둔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애플의 충성스럽고 상대적으로 부유한 고객들이 있었기에 애플은 다른 브랜드보다도 불경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었으며, 여느 때와 같이 이번 2분기에도 호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달러 강세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도 동일한 사안을 언급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큰 이들 빅테크 기업은 달러 가치 상승에 따른 현지 통화가치의 하락으로 일종의 평가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환율 변동으로 이번 분기 매출이 6% 감소됐다고 말했다.
다만 애플이 경기 악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을 전부 비켜간 것은 아니다. 앱스토어와 애플뮤직 등 서비스 사업 부문 매출은 196억달러로 12%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3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크게 줄었다. 애플은 또 공급망 차질이 개선되고 있으나 끝난 것은 아니라며 아이패드와 맥은 여전히 생산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맥 매출은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경기침체가 심화될 경우 애플도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은 소비자 중심 기업이기 때문에 매출과 이익 변동성이 비교적 큰 기업”이라며 “애플의 내년 실적 전망치는 너무 고평가돼 있다. 전망치가 급격히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날 경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향후 실적 전망을 발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