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다양한 ‘손발저림’, 명확한 진단 후 통증 치료해야

by이순용 기자
2020.11.13 06:52:34

말초신경병, 관절염·추간판탈출증 등으로 생기는 손발저림
명확한 진단 후, 침·뜸·한약치료로 저림 및 통증 치료해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손발이 저리거나 아파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보통 손발이 저리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말초신경병, 관절염, 척추질환, 뇌질환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원인도 다양하고 개개인별 증상도 다르므로 증상의 양상을 정확히 감별하여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손발저림 증상이 있는 경우 먼저 원인 질환을 확인하고, 환자의 체질적 차이를 고려해 침, 뜸, 봉독약침, 한약 등 다양한 한의학 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게 된다.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침구과 박연철 교수의 도움말로 손발 저림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말초신경병, 관절염 손발저림과 통증의 주요 원인

손발저림 증상이 생기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바로 말초신경병이다. 다양한 원인으로 팔다리의 말초신경이 손상되면서 ‘이상감각’, ‘감각저하’, ‘저림증’ 증상과 함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통증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관절 혹은 인대 등의 구조물에 의해 말초신경이 압박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말초신경병은 1, 2, 3번째 손가락에 저린 증상을 호소하며 손을 많이 사용하면 심해지는 ‘손목터널증후군’이 가장 대표적이다. 관절염도 손발이 저리거나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 중 하나로, 관절 부위의 통증, 부종 및 관절 변형이 주요 증상이다. 아침에 일어날 때 손이 뻣뻣하면서 저리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고 팔다리를 많이 쓰거나 습한 날씨에 통증 부위가 무겁게 느껴지거나 저릿한 이상감각이 나타나기도 한다.

◇척추신경 문제로 발생하는 추간판탈출증도 저림과 통증 유발



추간판탈출증이나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척추질환도 손발저림이나 통증이 나타나는 주요 질환이다. 척추신경에 문제가 생기면서 말초신경까지 영향을 끼치게 된다. 목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면 특징적으로 손저림증과 함께 팔에서 손가락까지 전기가 오는 듯한 찌릿한 증상이 나타난다. 팔을 위로 올리거나 편안하게 누워있으면 증상이 줄어들기도 한다. 허리디스크에 이상이 생기면 허리 통증을 동반하면서 아래 다리 옆쪽이나 뒤쪽으로 선을 따라 저리는 듯한 증상이 나타난다. 혈액 순환장애로 인한 손발저림은 저림증 외에 시린 증상이 동반되어 나타나고, 날씨가 추울 때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스트레스가 극심하거나, 피로가 지속되거나, 소화나 수면 상태가 좋지 않아도 저림증이 나타날 수 있다.

◇명확한 진단이 먼저, 침·봉독약침으로 증상 완화

효과적인 한의학적 치료를 위해서는 손발저림과 통증에 대한 명확한 진단이 필요하고 이와 더불어 한의학적 병증에 대한 접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저림증’, ‘이상감각’, ‘감각저하’ 증상은 한의학적으로 비증에 속한다. 비증은 정기가 부족하여 기혈이 허약해진 상태에서 근골, 신경, 경락, 피부의 순행이 원활하지 못해 감각이 이상해지거나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팔다리의 말초신경이나 척추신경에 문제가 있어 저림이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침 또는 봉독약침 치료가 신속하게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또한, 기혈순환, 정기부족으로 인해 저림과 통증 외에 시린감 등의 이상감각이 동반될 때에는 체질과 한의학적 변증에 따른 한약치료가 효과적이다.

◇생활 속 손발 저림 예방수칙

비증을 치료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신체를 건강한 아이들처럼 정혈이 왕성하여 유연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다. 기혈의 생성을 원활하게 하려면 제철에 나는 건강한 음식들을 개인의 체질에 따라 구분하여 적절하게 섭취해야 한다. 또한, 기혈이 안정화되고 왕성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후 11시 이전에는 잠자리에 들어 충분히 자는 것이 좋다. 근골의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신체의 모든 관절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적인 관리가 부족하여 저림이나 통증이 발생했을 때는 증상이 가벼울 때 전문가를 찾아 증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진단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