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CEO 인터뷰]하춘수 "감성경영으로 시중은행 막아낼터"

by이준기 기자
2011.03.06 11:05:03

"시중은행 지방공략 경쟁 치열해질 전망"
"지주사 전환후 저축銀 인수 고려"
"순익 3200억원 목표..경북점유율 30%↑"
..하춘수 대구은행장 인터뷰 일문일답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하춘수 대구은행장(57)은 "올해 대형 시중은행들이 검투사처럼 칼날을 갈면서 지방시장 공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대구은행은 지역밀착형 `감성(感性)경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 행장은 지난 3일 서울 명동 대구은행(005270) 서울분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대구은행의 대표적 영업브랜드인 `가가호호(家加戶好) 영업`을 더욱 체계화해 우량고객에 대한 확고한 서비스우위를 점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올해 영업 환경에 대해 "(시중은행의 지배구조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자산규모 등을 놓고 각 은행들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여기에 중동 리스크가 산재해 있고 물가 및 원자재가 급등 등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행장은 그러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대구은행은 안전하게 가려고 한다"며 "지역 우량업체들에게 명품은행으로서의 서비스를 통해 대형 시중은행의 공세에 방어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하 행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대담=김기성 금융부장, 정리=이준기 기자, 사진=한대욱 기자] -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취임 당시인 2009년 3월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은행들이 한창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였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처럼 단기실적에 연연하지 않았다. 덩치가 큰 시중은행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가가호호` 영업마케팅을 체계화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도 어떠한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 지난해 2200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를 평가한다면 ▲지난해 6월 중소기업 구조조정과 9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모범규준에 따라 충당금을 2678억원이나 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증가로 인해 순이익은 전년대비 33% 늘어난 2247억원을 달성했다. 비교적 만족할 만한 성과다.

- 올해 실적 목표는 ▲총 영업이익은 1조원, 순이익은 3200억원을 달성하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했다. 지난해보다 자산건전성이 높아진데다 충당금 부담이 줄었기 때문에 큰 문제없이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올해 영업 환경을 어떻게 보는지 ▲대형 시중은행들이 검투사처럼 칼날을 갈고 있는 것 같다. 자산규모 등을 놓고 각 은행들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다. 게다가 중동 리스크 등이 산재해 있고 물가 및 원자재가 급등하면서 영업환경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대구은행은 안전하게 가려고 한다. 이윤만 많이 내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시중은행의 공세에 방어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역 우량업체들에게는 명품은행 처럼 서비스를 잘해 알차게 지켜 나가겠다.   - 특화된 생존 전략이 있다면 ▲지배구조문제를 해결한 대형 시중은행들이 지방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구은행은 감성경영으로 대처할 생각이다. 대표적 영업브랜드인 `가가호호 영업`을 더욱 체계화해 우량고객에 대한 확고한 서비스우위를 점할 것이다. 지역내 고객들에 대한 정보를 누구보다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본다.  
  - 올해 점포 전략은 ▲올해 울산, 부산, 경북, 수도권 등에 5개 가량의 영업점을 신설할 계획이다. 특히 (경남은행 인수를 추진했던) 지난해에는 (경남은행 지점이 많이 있는) 울산의 경우 지점 중복을 피하기 위해 아예 신설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에는 1~2개 정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경북지역의 예금 마켓쉐어(시장점유율)를 기존 23%에서 30%대로 끌어 올리겠다. 대구지역도 43%에서 50%대로 높여나갈 것이다. 서울지역 점포들의 경우 서울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대구·경북지역에서 운용하는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 우리금융(053000) 민영화 과정에서 경남·광주은행이 분리 매각될 경우 인수 의지는 변함없나 ▲지역정서 문제로 인해 경남·광주은행의 분리 매각이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회가 온다면 지역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 지방은행의 공동지주사 설립 의지는 여전한지 ▲지방은행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는 지방은행이 힘을 모은다면 지역 간 금융 네트워크가 확대되고 지역사회의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다. 시중은행과의 대결을 위해서도 좋다. 게다가 이미 지방은행끼리는 `뱅크라인 통장`을 만들어 어느 지방에 가도 서로 거래가 되도록 했다. 이렇게 기본 전산도 깔려 있다.

- 다른 지방은행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첫째는 자기 자신을 못 버리기 때문이다. 각 지방은행 주주들 및 임직원들 간 이해 관계가 크다. 또 지역에 기댄 정치적 이념도 문제다. 하지만 경제에서 먼저 뭉쳐 돈을 흐르게 한다면 이러한 이념도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 올해 해외 진출 계획은 ▲대구·경북에 기반을 둔 기업 1200여개가 중국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장기적 수익성 확보를 위해 올해 안에 중국 상하이에 있는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차분히 추가 해외진출을 검토할 예정이다.

- DGB금융지주 설립은 잘 진행되고 있는지 ▲그렇다. 지주사는 대구은행, 대구신용정보, 카드넷 등 3개 자회사를 두게 될 것이다. 여기에 사업다각화를 위해 리스크와 시너지 창출 등을 따진 뒤 캐피탈사,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등을 인수 또는 설립할 것이다. 만약 경남·광주 등 지방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증권사, 카드사, 보험사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인수한 카드넷은 문화, 스포츠 마케팅에 최대한 이용할 것이다. 예를 들어 교통카드 뿐만 아니라 축구장, 야구장은 물론 공연장에도 쓸 수 있도록 하겠다.

- 저축은행 인수를 고려할 수 있나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지주사로 전환을 하게 되면 지방 지주사들도 금융권의 안정을 위해 (저축은행 인수에) 나서야 하지 않겠나 싶다. 적당한 매물이 있다면 적절한 가격에 인수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저축은행을 인수한다고 하면 주가가 확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만간 가시화되지 않을까 싶다. 종합금융그룹인 만큼 저축은행을 (인수도) 해야할 것이다.

- 시너지 효과가 있을까 ▲확실한 대주주가 생기지 않나. 게다가 은행이 직접 경영을 하게 되면 해당 저축은행도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서민금융을 하지 않을까 싶다. 희망홀시 대출 등도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 비이자수익 비중이 아직 적다 ▲현재 10% 수준에서 올해 안에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투자은행(IB), 자산운용, 수익증권, 방카슈랑스 등에 대한 상품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600억원을 들여 차세대자금전산시스템 개발에 들어갔다. 오는 6월에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하춘수 행장은 전형적인 외유내강(外柔內剛)형의 리더로 꼽힌다. `대구은행맨`으로 지역 사정에 정통하고 조직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어 전임 이화언 행장에 이어 은행을 무난히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폭넓은 대인관계와 철저한 자기관리로 주변에서는 `겸손하고 인자한 리더`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생일을 맞은 여직원에게 자필 편지를 쓰고 신입행원들을 직접 집으로 초대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하 행장은 은행 내 주요 요직인 서울분실장, 행장 비서실장, 본점 영업부장, 수석부행장 등을 거쳐 지난 2009년 행장 자리에 올랐다. 이달내 출범하는 DGB금융지주 초대 회장을 겸할 예정이다.    ▲1953년 경북 김천 츨생 ▲성의상고 ▲영남대 경영학과 ▲경북대 경영대학원 석사 ▲대구은행 서울분실장 ▲대구은행 비서실장 ▲대구은행 영업부장 ▲대구은행 부행장보 ▲대구은행 수석부행장(기업영업본부) ▲대구은행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