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부르는 건강한 일품요리

by객원 기자
2010.01.17 21:03:00

‘고기조림’

[이데일리 EFN 황보경 객원 기자] 식재료의 식감과 풍미를 잘 살린 고기조림은 어떠한 식재료와 양념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메뉴다. 최근 대세인 ‘잘 먹고 잘살기’와도 잘 부합하는 고기조림은 조리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기름기를 제거, 특유의 담백함을 무기로 음식점의 경쟁력 있는 메뉴로 부상하고 있다.



조림은 특정 식재료를 선택, 국물에 간이 잘 스며들도록 자작하게 끓이는 요리를 말한다. 음식점 혹은 요리사의 스타일에 따라 조리는 재료, 방법, 간의 정도 등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조림은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 공통적으로 오랜 세월 이어져온 조리법이다.

특히 고기는 조림 요리에서 많이 활용되는 식재료 중 하나로 저장성이 강한 장조림의 경우 밑반찬으로 가장 대중적인 음식이기도 하다. 장조림 외에도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한 특색 있는 조림메뉴는 매장을 차별화 하는 똑똑한 일품요리로도 손색이 없다.

부드러운 식감과 식재료의 풍미를 잘 살려주는 고기조림은 우리나라, 일본, 중국 뿐 아니라 세계 각 나라 고유의 조리법이 다 다르다. 그러나 해외를 오고가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세계의 음식,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있는 요즘, 요리의 경계 또한 명확히 구분되고 있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우리 입맛에 익숙한 간장을 베이스로 한 조림요리가 많은 편이지만 최근에는 식재료, 향신료의 다양화에 따라 여러 가지 재료를 혼합한, 기존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신선한 레시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홍대 정문 근처에 위치한 일본풍 음식점인 <카페소스>에서는 돼지고기를 두반장 양념으로 주물냄비에서 조리한, ‘가정식 수제요리’ 콘셉트를 잘 살린 돼지고기 조림을 선보이고 있다.


살짝 간장에 조린 부드러운 돼지고기와 채소, 그리고 두반장 양념이 어우러진 달콤 매콤한 맛은 자극적이지 않은 건강함을 무기로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일품메뉴로 인식되며 젊은 고객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표적인 양념으로 꼽히는 간장의 경우 중독성 있는 맛으로 우리 입맛에 가장 친숙한 양념이다. 한우 등심을 전문으로 하는 <한우만>은 친숙한 간장을 활용, 색다른 조리방법을 적용한 즉석 고기조림으로 차별화 하고 있는 대표적인 케이스.

간장을 베이스로 한 양념장이 담긴 열전도율이 높은 종지그릇에 등심을 손질한 후의 잔여육을 넣고 칼칼한 청양고추와 함께 고객이 즉석에서 익혀먹는 방식이다.

고객들은 생등심과 더불어 즉석에서 끓이는 양념조림육을 동시에 맛 볼 수 있어 좋고 매장 입장에서는 잔여육을 활용한 특색 있는 서비스 메뉴 제공을 통해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어 좋다.

또한 프랑스 대표음식으로도 잘 알려진 꼬꼬뱅은 닭고기와 채소, 그리고 와인을 넣고 오랜 시간 조린 요리로 느끼하지 않아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 서양음식 중 하나다. 고깃집, 한식당의 조림메뉴가 꼭 간장양념일 필요는 없다.

물론 우리 입맛에 가장 익숙하고 밥과 잘 어우러지는 양념임에는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약간의 아이디어를 더한 새로운 맛의 개발 또한 틈새메뉴를 공략, 매출향상을 꾀하는 음식점에 있어 중요한 소스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한우만>에서는 등심 잔육을 활용한 즉석 장조림이 화제다. 이곳은 유명 고깃집에서 14년간 고기를 배운 이주백 대표가 오랜 기간 경험을 살린 자신만의 노하우로 등심만을 특화한 전문점이다.

등심을 손질하고 남는 잔육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던 중 떠오른 것이 바로 즉석장조림이다. 등심을 주문하는 고객에게 서비스로 제공되는 즉석장조림은 한 주먹 크기의 종지에 손질한 고기, 삶은 메추리알, 청양고추를 넣고 마지막에 간장소스를 부어 고기와 함께 익혀먹는 방식.

푹 삶아서 찢어먹는 일반 장조림과는 또 다른 부드러운 식감으로 고객들에게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3~4회는 리필해서 먹을 만큼 인기로 아이들이 특히 좋아해 가족 단위 고객들의 방문을 유도하고 있는 효자메뉴이기도 하다.

등심의 잔육은 장조림 외에도 직접 띠운 된장으로 끓여내는 시골된장찌개(3000원)에도 넣고 있는데 이러한 남는 부위를 활용한 메뉴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매장 입장에서는 로스를 없앨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고 있다.

<한우만>의 대표메뉴인 생등심은 1인분에 2만7000원(180g)이며 점심에는 70인분 한정 판매하는 한우갈비탕(1만원)이 인기다. 갈비탕용으로 70인분 만큼만 재료를 들여와 제공하는 ‘한정 메뉴’로 생등심과 함께 <한우만>을 대표하는 메뉴이기도 하다.

문의 : (02)588-1727



올 3월 청담동에 문을 연 <키라>는 인근의 고급 이자카야와 차별화 한 합리적인 가격의 사케다이닝이다. 이곳은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한 30년 경력의 다카스키 슈우지 조리장이 개발한 일본 가정요리와 아메리칸 스타일을 적절히 가미한 다양한 일본요리로 30여 가지 사케와 잘 어우러지는 1만~3만원대의 일품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조림요리가 주특기인 조리장의 영향에서인지 <키라>에서는 조리법을 달리한 3가지 조림요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중 5월 신메뉴로 출시한 ‘규탄 야와라카니(2만원)’는 기존 간장조림에서 탈피. 데미그라스 소스를 곁들여 제공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조림으로 여성고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규탄은 우설(소혀)을 뜻하는 일본어로 우리나라에서 즐겨먹는 대중적인 부위는 아니다.

오히려 ‘혀’라는 부위에 선입견을 지닌 고객들이 더 많아 대중적인 데미그라스 소스를 적용했다는 것이 김도영 매니저의 설명이다. 소 혀 중에서도 가장 부드러운 부위를 선별하여 약한 불에서 6시간 정도 조려내는 규탄 야와라카니는 기본 간을 한 후 제공할 때 소스를 곁들여 편평한 접시에 스테이크처럼 제공, 담음새에서도 개성을 잘 살렸다.

이처럼 조리방법, 담음새 등을 대중적인 기호에 맞추어 규탄이란 생소한 식재료에 대한 거부감을 줄인 것. 이외에 부타가쿠니와 챠슈야마조유와 같은 간장 베이스의 전통 일본조림이 있다.

문의 : (02)546-6656

[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