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폴)금리인하 불가피..관건은 속도조절

by권소현 기자
2009.02.05 10:00:00

"올해 역성장 걱정되는데 정책수단은 남겨야겠고"
50bp vs 25bp `팽팽`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과연 속도조절에 나설 것인가, 기존 페이스를 유지할 것인가.

오는 12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베이비 스텝`으로 돌아고 금리를 25bp 인하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의견과 지금까지의 속도대로 50bp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팽팽하게 맞섰다.

우리나라 경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있어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문제는 기준금리가 2.5%로 낮아진 만큼 유동성 함정 등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에 25bp 인하에 그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상당하다.

그러나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또 한번 50bp 내릴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데일리가 5일 국내 통화정책 전문가 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인 11명이 50bp 인하를 점쳤고, 나머지 11명은 인하폭이 25bp 이내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4분기 경제성장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을 보였고 그동안 우리 경제 버팀목이었던 수출은 1월 사상 최대폭으로 줄었다. 제조업 생산과 고용, 소비 등 어느 하나 괜찮은 것이 없었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 전망이 거의 굳어진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50bp 인하를 점치고 있다. 현재 금리인하 속도에 브레이크를 걸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반기까지 역성장은 불가피하다고 보기 때문에 적극적인 하강리스크를 막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한은 총재가 지난 12월과 1월에 말했듯이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에 방점을 두고 금리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금리수준이 너무 낮아 속도조절에 나설 시점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금리인하를 시작해 4개월동안 275bp 내렸다. 현재 금리수준은 2.5%로 여기서 50bp를 내리면 유동성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

경기침체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책적으로 대응할 여지는 남겨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이성태 한은 총재의 발언도 금리인하폭이 25bp선에서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해준다. 이 총재가 한 간담회에서 "금융불안시에는 시장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금리조정을 통한 정책 수행의 효과를 기대하기 곤란하다"고 말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금리인하폭을 줄이겠다는 시그널로 해석하기도 했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파트장은 "한국은행 내부적으로 추가 인하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듯 하다"며 "금리를 더 내렸을 때의 효과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달에는 베이비 스텝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물론 추가로 50bp 낮출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25bp를 예상했고 동결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도 세명이나 됐다.

일단 금리를 쉼 없이 내린 만큼 효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고, 앞으로 더 내릴 여지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2월에 금리인하가 이뤄지면 한 템포 정도는 호흡조절 차원의 타이밍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며 "유동성이나 여타 지표를 확인하고 금리인하에 따른 효과를 측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5일 오전 8시25분 이데일리 유료 서비스인 `마켓 프리미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