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의철 기자
2001.11.24 19:09:07
[edaily]이번 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식은 지난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둔화된 주가 움직임을 보였다.최근 반도체 D램의 급등세가 다소 진정된데다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도 약보합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최근 D램 가격의 급등세는 이미 상당부분 삼성전자 주가에 반영됐으며 하이닉스는 D램 가격의 추이와 상관없이 마이크론 등과의 합병설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번주 20만9000원으로 주초를 연뒤 22만2000원으로 주말을 마감해 주초 대비 6%의 상승률을 보였다.하이닉스반도체의 경우 1800원으로 이번주를 시작한 뒤 주중 합병설 등과 관련해 비교적 큰 폭의 등락을 보였으나 1910원으로 주말을 마감했다.역시 주초 대비 5.7%의 상승률에 그쳤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D램의 가격동향이 반도체 주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진행형이다.삼성전자 주가 동향을 살펴보면 18만원대까지는 외국인 매수세가 주가 상승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으나 이후 20만원 이상을 돌파하는데는 D램 가격의 상승세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D램 현물가격의 상승세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우선 현물시장의 가격동향을 보면 단기 급등세는 진정되고 오히려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B2B 거래사이트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동남아 현물시장(22일 기준)에서 256M(16MX16) SD램 PC-133 가격은 전일과 같은 수준인 3.40~3.90달러에 거래됐고 256M(32MX8) SD램 PC-133은 3.30~3.85달러로 전일보다 0.57% 올랐다.
128M (16MX8) SD램 PC133은 2.07% 하락한 1.38~1.95달러, 128M (8MX16) SD램 PC133은 0.87% 내린 1.48~1.90달러를 기록했다. 64M(8MX8) SD램 PC133은 0.52% 떨어진 0.70~0.90달러에 거래됐다.또 거래도 한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DDR램의 가격동향은 좀 다르다.인텔이 DDR지원셋트를 내놓기 시작하면서 대만 마더보드업체들의 DDR 제품 수요가 일어나 현재는 공급부족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단 DDR의 시장규모가 세계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 내외여서 DDR 시장상황을 D램 전체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제 관건은 최근 10여일간 D램 현물시장을 달구었던 D램 가격 강세가 과연 고정거래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지 여부다.현물시장에서 개당 1달러를 하회하던 128M의 경우 한때 1.9달러로 급등하는 등 90% 이상 가격이 급등했다.
만약 이같은 가격 상승이 고정거래가격의 인상으로 이어진다면 반도체 주가는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반면 고정거래가격 인상에 실패한다면 상승모멘텀을 잡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수십개의 고정거래처중 중소 PC업체들에 대해선 고정거래 가격을 10% 내외 인상한 상태다.중소형 PC업체들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협상파워를 갖고 있기 때문.
그러나 관건은 델 컴팩 IBM등 대형 PC업체다.이들 대형PC업체들과는 한달에 두차례 고정거래가격을 놓고 협상을 벌이며 여기에서 인상여부가 판가름난다.이번의 현물가격 인상이 반영될 수 있는 시한은 12월초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부장에 따르면 가격인상이 가능한 요인은 D램업체들의 가격인상 요구가 그 어느때보다 거세다는 점,D램 업체들 사이에서도 가격인상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는 점 등이다.
반면 부정적인 요인,즉 가격인상이 힘든 요인도 있는 데 이번주 중반 이후 D램 현물 가격세가 다시 약세 반전했으며 현재는 D램 비수기라는 점,델이나 컴팩 등 미국 PC업체들 뿐만이 아니라 일본 대형업체들도 설득해야 한다는 점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반도체 주가의 향배는 단기적으로 대형 PC업체들에 대한 고정거래가격의 인상여부에 달려있는 만큼 협상의 결과를 지켜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부장은 "현 시점에서 대형PC업체들과의 고정거래가격이 인상될 지 여부를 점치는 것은 솔직이 힘들다"며 "12월 초가 되면 결론이 나는 만큼 냉정하게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하이닉스는 STN-LCD부문을 중국의 동방전자와 한국의 반도체엔지니어링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에 650억원을 받고 넘기는 "사업부문 양도 본계약"을 지난 23일 체결했다.매각대금중 400억원은 이달말 들어오고 나머지는 내년 3월말까지 입금된다.하이닉스의 구조조정은 차질없이 착착 진행되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번주 하이닉스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마이크론과의 합병설이었다.지난 금요일 하이닉스의 주가는 합병설이 불거지면서 강세를 유지하다가 회사측에서 합병설 부인공시를 내면서 약세로 반전되는 등 합병설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채권단이 하이닉스의 궁극적인 회생방안으로 고려하고 있는 마이크론과의 합병안은 현재까지는 마이크론측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또 설사 마이크로측에서 반응을 보이더라도 합병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과제가 될 전망이다.
내주초 하이닉스 구조조정특별위원회(위원장 신국환)가 다시 정리해 발표하게 될 "하이닉스 회생방안"이 어떤 내용을 담게 될지도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