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세금으로 연구하면서 연구데이터 고립 택한 연구기관들
by김현아 기자
2023.10.03 11:06:33
KAIST 등 4대 과기원, 국가 R&D 과제 데이터관리계획 5% 미만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과학기술 관련 기관들이 국가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연구실험데이터의 관리에 대한 무관심이 드러났다.
3일 정필모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발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4대 과학기술원 중 R&D 연구데이터를 저장하는 리포지터리(Repository)를 구축한 경우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유일했다. 또, 정부 출연 연구기관 중 25개 중 17개만이 리포지터리를 구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리포지터리를 구축한 기관에서도 이를 국가연구데이터플랫폼 (DataON)에 연계한 경우는 매우 적었다 .
DataON은 연구실험 과정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며, 연구자들 간의 데이터 공동 활용과 연구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2020년에 시작된 프로젝트다.
그러나 이 플랫폼과 연계한 연구기관은 한국천문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의학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에 불과했다.
KAIST를 포함한 4개의 과학기술원들은 하나도 연계하지 않았다.
R&D 연구데이터의 관리를 위한 데이터관리계획(DMP·Data M anagement Plan)을 수립하는 것도 부진한 상태였다. 전체 출연연구기관 중 2023년 상반기에 DMP를 수립한 곳은 25개 중 14개 뿐이었으며, 4개의 과학기술원 중에서도 DMP를 수립한 과제는 거의 없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경우 일부이긴 하지만 자체연구사업 29개를 대상으로 DMP 를 시범 적용하는 등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 .
DMP 는 과제 수행 시 연구데이터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다 . 과기정통부는 2019 년 9 월 「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 」 에 DMP 정의와 제출 사항 등을 반영한 바 있다 .
출연연별로 살펴보면 2023년 상반기 국가 R&D 과제 DMP 수립 비율이 50% 를 넘는 경우는 전체 25 곳 중 14 곳에 불과했다 . 녹색연 , 표준연 , 기계연 , 재료연 4 곳은 DMP 를 수립한 과제 자체가 전무했다 .
과기정통부는 DMP를 확대하거나 의무화하지 않는 한, 중앙 행정 기관에서 필요한 경우에만 DMP를 수립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지원을 받아 R&D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경우, 연구데이터를 공공자산으로 인식하고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필모 의원은 “세계적으로 연구과정 데이터의 개방을 지원하는 오픈사이언스 정책이 확산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DMP와 DataON 등 연구데이터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연구데이터 연계와 활용을 선도해야 할 연구기관들의 참여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개방형 연구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출연연과 4대 과학기술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