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청약 막힌 LG엔솔…1주 더 받는 청약전략은?[금나와라 뚝딱]

by이지현 기자
2022.01.15 13:35:00

최소 150만원 있어야 청약 가능…가족 동원 인해전술도
경쟁률 낮은 증권사 유리하지만, 청약 막판 비슷해질수도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지난해부터 초대어로 꼽혀온 LG에너지솔루션이 기업공개(IPO) 공모청약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최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기관 주문액이 1조의 1만배인 1경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리면서 LG엔솔에 대한 관심은 더 폭발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꾸준히 IPO 공모청약에 참가해온 이들뿐만 아니라 그동안 한 번도 청약에 참여하지 않았던 이들까지 청약에 나설 채비를 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이데일리가 살펴봤습니다. LG엔솔에 어떤 매력이 있는지를요.

14일 LG에너지솔루션의 공시에 따르면 지난 11~12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은 2023대 1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KOSPI) IPO 수요예측 역사상 최고 경쟁률입니다.

코스피시장 사장 기업들은 공모 규모가 크다 보니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코스닥 시장만큼 높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LG엔솔이 처음으로 2000대 1을 돌파한 것입니다. 이는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물량 확보 전쟁이 일어났다는 의미합니다. 전체 주문 규모는 1경5203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경의 1조의 1만배로 ‘경(京)’ 단위의 주문 규모가 모인 것 역시 이번이 처음입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모든 기관투자자(가격을 제시하지 않은 일부 기관 제외)들은 주당 희망공모가액으로 최상단인 30만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소 15일에서 최대 6개월까지 주식을 팔지 않기로 하는 의무보유확약 신청 비율도 77.4%에 달했습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통물량 비중이 14.5%인데, 기관 의무보유확약 비중을 감안 할 시 상장 직후 실제 유통 비중이 10% 내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상장 후 LG에너지솔루션의 예상 시총은 70조원으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에 이어 코스피 시총 3위 등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배터리 셀 업체입니다. 이렇게 소개하면 어려워하시지만,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 중에서 손꼽히는 기업이라고 하면 ‘아!’라고 조금 이해가 가실 겁니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하자면 글로벌 반도체기업 중에서 삼성전자(005930) 한 손에 꼽히듯 글로벌 배터리 기업 중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손꼽히는 기업이라고 소개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모기업은 LG화학(051910)입니다. LG화학은 지난해 1월 105만원을 터치하며 잠시 황제주에 등극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주가가 차츰 내림세를 보이며 70만~80만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14일 종가 기준으로는 71만6000원이다. LG엔솔은 LG화학의 알짜 사업부인 만큼 상장 이후 LG화학의 주가만큼은 오르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지난해 상장한 2차전지 관련 종목의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는 점도 예비청약자들을 솔깃하게 하고 있습니다. 2020년까지만해도 바이오나 반도체 관련 테마가 IPO시장에서 대세였지만, 지난해부터는 2차전지 테마를 타야 흥행하는 공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2차전지 핵심소재 중 하나인 전해액을 생산하는 엔켐(348370)은 상장 당일 136.43%의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2차전지(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열처리 장비를 개발하는 원준(382840)은 상장 당일 최고 85.23%의 수익률을 냈습니다. LG엔솔은 상장하자마자 2차전지 대장주로 등극하는 만큼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LG엔솔의 공모주를 받으려면 우선 청약 주관사나 인수단으로 참여하는 증권사의 계좌부터 확보해야 합니다. 대표주관사는 KB증권(486만9792~584만3750주)이, 공동주관사는 대신증권(243만4896~292만1875주)과 신한금융투자가 맡았습니다. 인수단으로는 미래에셋증권(22만1354~26만5625주)과 하나금융투자, 신영증권, 하이투자증권이 참여합니다. 복수청약이 금지돼 이들 7개 증권사 중 1곳에서만 청약이 가능합니다.

만약 한 사람의 명의로 여러곳의 증권사에 청약할 경우 중복청약으로 간주돼 가장 먼저 청약한 건에 대해서만 인정되고 나중에 청약한 것은 무효로 처리됩니다. 만약 오류가 생긴다면 모두 무효처리될 수 있는 만큼 중복청약은 피해야겠습니다.

청약에 참여하면 50%는 균등으로 나머지 50%는 비례로 공모주를 배분합니다. 만약 공모주가 100주라면 50주는 청약에 참가한 50명에게 모두 똑같이 한 주씩 나눠주고 나머지 50주는 청약증거금에 따라 비례해서 나눠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소금액으로 청약에 참가하더라도 누구나 1주씩의 비례배분을 기대할 수 있는 겁니다. 만약 경쟁률이 수천대 1로 치솟는다면 1주씩 균등으로 받을 수 있는 확률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 가족 동원입니다. 가족수 만큼 청약에 참여하면 균등으로 1주 이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청약자들 사이에서는 거액이 없이 1주 더 확보하는 방법으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중복청약이 금지됐음에도 7개 계좌를 모두 트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막판 눈치작전을 위한 포석입니다. 보통 청약 둘째 날 마감 시한을 30분 앞둔 오후 3시30분부터는 경쟁률이 빠르게 상승하는 시간입니다. 청약할 수 있는 증권사가 여러 곳일 경우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곳에 청약하면 균등으로 배분하는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받을 확률이 높기때문에 증권사 갈아타기 수요가 나타납니다.

실제로 청약증거금 80조9017억원을 모으며 역대 최대 청약증거금을 기록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의 경우 수십만명이 몰리며 공동주관사로 참여하거나 인수단으로 참여한 증권사에 청약한 경우 균등으로 1주도 못 받는 청약자가 속출했지만, SK증권은 인수단으로 참여했음에도 청약 참가자들에게 1주 이상씩을 모두 나눠줬습니다.

SK증권의 경우 IPO 주관사로 참여한 횟수가 많지 않았고 SK증권 청약자들은 당시엔 복수청약이 가능했음에도 상대적으로 1주를 더 받을 확률이 높았던 것입니다.

LG엔솔 청약이 가능한 7개 증권사 중에서 KB증권과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은 최근 대형 IPO에 많이 참여한 증권사입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계좌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면 신영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상대적으로 주관사 참여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상대적으로 청약 참가자들이 적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1주 더 확보 전략으로 이들 증권사에 계좌를 만드는 것이 추천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 않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요즘은 7개 증권사의 실시간 경쟁률 확인이 용이해져 막판까지 경쟁률을 지켜보다가 증권사를 갈아타는 경우가 많아져 결국 최종 경쟁률은 증권사별로 차이 없이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이런 수요에 막판 청약 수요가 겹치며 증권사 접속 오류가 생기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청약 기회마저 놓칠 수 있습니다. 주의가 필요합니다.

LG엔솔은 공모가를 희망공모가(25만7000~30만원)의 최상단인 30만원에 확정했습니다. 최소 10주를 청약하려면 150만원이 필요합니다. 배정 후 환불은 21일입니다. 상장은 27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