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앱 광고에 엄격한 이유? ‘600억달러 시장’ 노린다

by이대호 기자
2021.05.16 11:22:15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플 자체 광고 플랫폼 강화 전략
닐 샤 부사장 “향후 앱스토어 매출 능가할 수도” 전망

사용자에게 광고 추적 여부 허가를 구하는 앱 추적 투명성(ATT) 적용 이미지(사진=애플 제공)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ATT)’ 업데이트는 디지털 광고 업계에 적잖은 고민을 안겼다. 글로벌 최대 광고판으로 부상한 스마트폰 단말 가운데 아이폰 진영에서 타깃 광고를 하기가 어려워진 까닭이다.

얼마 전 애플이 iOS 14.5.1 업데이트로 사용자 허락 없이 데이터 추적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면서 페이스북을 포함한 타깃 광고 업계에 크고 작은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애플의 이러한 조치가 제3자를 배제한 자체 광고 생태계를 구축해 연간 600억달러(약 67조7700억원) 규모의 추가 수익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닐 샤(Neil Shah) 리서치 부사장은 12일(현지시각) 인사이트(통찰력) 리포트를 통해 “광고는 콘텐츠나 하드웨어보다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최고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애플은 광고 기회로 인해 연간 최소 600억달러를 목표하고 있다”고 입장을 냈다.



닐 샤 부사장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은 전 세계 10억명에 가까운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이 거대한 광고판을 페이스북과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에게도 제공하고 일정 수준의 광고 수익을 창출했으나 이들 기업이 이제는 사용자 허락을 얻기 전까지 접근 권한을 잃어버린 상황이다.

닐 샤 부사장은 애플이 프라이버시(개인정보)를 내세워 제3자 광고 플랫폼의 접근을 차단하려는 이러한 움직임이 결국 수익 창출 기회를 완전히 통제하고 자체 광고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한 ‘묘수(a clever move)’라고 봤다.

그는 앞으로 iOS 진영에서 보게 될 광고는 애플이 주도하는 가운데 자체 생태계 내 다양한 기기 활용으로 발생하는 사용자 데이터를 모으고 타깃 광고를 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통해 향후 마케터들이 전 세계 10억명에 달하는 애플의 프리미엄 사용자 기반에 도달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시장이 연간 최소 600억달러가 된다는 얘기다. 닐 샤 부사장은 애플 광고 매출이 “향후 몇 년 내 앱스토어 수익을 능가할 수도 있다”고 봤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앱스토어에서 723억달러(약 81조6600억원) 매출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