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또 12만 모인 대규모 시위…오성홍기 끌어내려

by김인경 기자
2019.08.04 10:55:29

일부 시위대 경찰서로 돌진하며 충돌
시위대 화염병에 벽돌 동원…경찰, 최루탄 발사하기도
시위대, 게양된 中 상징 오성홍기 내려 바다로 버리기도
中 매체 "국가 주권에 도전하는 것..역사 심판 받을 것"

홍콩 경찰이 3일 밤 침사추이 지역 경찰서 등으로 몰려든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다.[AFPBB 제공]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홍콩 시민들이 8월 첫 주말에도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 일부는 게양돼 있는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바다로 던지거나 벽돌을 경찰서에 던지기도 했고 경찰은 최루탄까지 발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일부 시위대는 전날 밤 해산하지 않고 침사추이 지역 경찰서 등으로 행진해 건물 외벽과 집기를 훼손했다.

특히 시위대는 화염병까지 동원해 경찰 쪽에 던졌지만 경찰이 있는 곳까지는 닿지 않아 피해는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도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쐈다.

홍콩 경찰은 성명을 내고 “과격 시위대가 경찰서 주변에 계속 모여들었고 경찰서 여러 곳에 방화했다”면서 “이들을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 시위대가 수 대의 차량을 훼손하고 경찰서 건물로 벽돌 등을 던져 공공시설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했다며 폭력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또 경찰봉을 동원해 진압에 나섰고 일부 시위대는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3일 오후엔 유명 쇼핑 구역인 몽콕 지역에서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를 요구하는 집회에 12만명(주최측 추산)이 모였다.



이 시위대는 몽콕 일대를 행진하며 중국 정부를 향해 저항 의사를 표시했다. 일부 시위대는 홍콩 독립을 요구하는 깃발을 흔들기도 했다.

특히 이날 검은 복장을 한 시위 참가자 4명이 부둣가 게양대에 걸려 있던 중국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바다에 던졌다. 또 일부는 경찰서의 외벽에 스프레이로 홍콩 독립에 대한 낙서를 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관영매체들은 홍콩 시위의 폭력성을 확대해 보도하며 시위대를 비난했다.

신화통신은 “홍콩 반대파나 과격 시위대들이 뒤흔든다고 해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다”면서 “일국양제 원칙의 마지노선을 건들거나 원칙을 훼손하는 사람이 있다면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중앙정부가 홍콩시위의 행태를 가만히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환구시보 역시 시위대가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바다에 던진 사건을 언급하며 “국가 주권에 도전하는 것으로 일국양제의 마지노선을 건드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환구시보는 “베이징(중국 중앙정부)은 홍콩에 간여하는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홍콩이 고도의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존중하고 있지만 반대파와 외부세력에는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한편 시위대는 4일 동부 외곽지역인 청콴우 지역에서 대규모 집회를 이어가고 5일엔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홍콩 시위대는 3일 부둣가에 게양된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바다로 버리기도 했다.[AP통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