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성문재 기자
2015.12.13 09:54:05
작년 LGD와 이노텍에 실적 뒤졌던 SDC·전기
올해 3분기 누계실적 역전..中공략 등 처방 적중
삼성SDI, LG화학에 열세..사업재편 반등 모색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삼성그룹 전자계열 주요 부품사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009150)가 구겨졌던 자존심을 1년만에 회복했다.
지난해 각각 LG디스플레이(034220)와 LG이노텍(011070)에 실적을 추월당하면서 심각한 위기감에 빠졌지만 올해 맞춤형 처방에 힘입어 실적 경쟁에서 다시 우위를 점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중국 공략 전략이 적중하며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올 1~3분기 누계 영업이익 1조9140억원은 이미 지난해 1년 영업이익 5944억원보다도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특히 3분기에만 상반기 수준과 맞먹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상반기에 올린 영업이익도 약 1조원으로 적지 않았다. 중국에서 커브드 LCD TV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결과다.
하반기 들어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시장을 사실상 독식하고 있는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에서 성과가 두드러졌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잇따라 OLED 디스플레이 채택에 나서면서 삼성의 신규 고객 명단에 포함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에 중소형 OLED 패널 가격을 20% 정도 낮춰 중국 업체들을 상대로 보다 공격적인 OLED 패널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으로까지 OLED 채택을 확대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실적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실적이 삼성디스플레이를 추월했던 LG디스플레이는 1년만에 역전을 당했다. 올 가을 출시된 애플 아이폰6S 시리즈 판매가 주춤해진 가운데 애플이 샤프와 재팬디스플레이(JDI) 등 일본업체 물량을 늘리고 LG 물량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도 삼성을 따라 중국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당장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TV용 대형 OLED 패널 제품 중심의 마케팅이라는 점에서 4분기 실적이 확실한 개선세를 보이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4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밑돌 수 있다는 충격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어닝 쇼크에서 벗어나 올해 확실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 시대를 재연할 준비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 S6엣지, S6엣지+, 노트5가 모두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 효과에 힘입어 판매 호조를 보인 것이 삼성전기에 큰 힘이 됐다. 삼성전기는 매출의 60% 가량을 삼성전자에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기는 앞서 지난 6월 적자를 기록중이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모터 사업을 정리하면서 적자요인을 해소했고 7월에는 파워, 튜너, ESL(전자식 가격표시기) 등 모듈사업 일부를 분사하기로 결정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잇따라 단행했다. 비용 부담을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자는 차원이다. 지금까지 나타난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다. 지난해 삼성전기가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동안 경쟁사 LG이노텍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었다.
삼성SDI(006400)는 삼성그룹 전자부품 계열사 중 유일하게 LG 경쟁사에 뒤처진 상황이다. 케미칼(화학) 사업을 제외하고 실적을 비교해보면 전지 사업의 성적이 우열을 좌우했다. LG화학은 분기별로 전지 사업에서 영업흑자를 낸 경우도 있었지만 삼성SDI는 적자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케미칼사업 부문 매각을 결정한 삼성SDI는 매각대금 2조원을 모두 전지사업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5년 뒤인 2020년부터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삼성SDI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장 판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