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레이싱 '라이징 스타' 한세용, 어머니의 땅 밟다
by김형욱 기자
2015.11.21 11:29:08
[인터뷰]한국계 혼혈 드라이버 잭 에이켓
F1 드라이버 목표로 국제 레이싱 대회 두각
머신에 태극기·한글 병용해 국내서도 ''주목''
[이데일리 카홀릭팀] 국내 모터스포츠가 꾸준히 성장세에 있지만 아직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낸 한국계 선수는 많지 않다. 일본 슈퍼GT와 지금은 사라진 F1의 국가 대항전 격인 A1 그랑프리를 경험한 황진우(현 CJ레이싱)와 네덜란드에 입양되어 독일 F3 무대에서 활약했던 최명길(현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과 인디500에 대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최해민 그리고 더 랠리스트에 출전하며 눈길을 끈 유로 F3 출신의 임채원이 전부다.
최근 유럽 무대에서 또 한 명의 선수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그 입지를 키워가고 있다. 바로 영국 출신의 드라이버 ‘잭 에잇켄’(한국명 한세용)이다. 그는 영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혼혈이다.
| 영국 레이싱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국 혼혈 드라이버 잭 에잇켓이 지난 19일 서울 르노삼성 본사에서 인터뷰 후 한국인 어머니, 영국인 아버지와 함께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카홀릭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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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에잇캔은 올해 ‘2015 포뮬러 르노 유로컵 시리즈’와 ‘2015 포뮬러 르노 알프스 컵’의 종합 챔피언에 오르며 모터스포츠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시즌 중 몬자 서킷에서 척추 골절이라는 악재가 겹쳤음에도 최종전 두 경기 모두 포디엄에 오르며 막판 대 역전극으로 시즌 챔피언에 올라 의미가 더욱 크다.
사실 잭 에잇켄은 자신의 SNS 페이지에 ‘한국인 최초의 F1 드라이버’를 적어 놓고 몇 년 전부터 국내 모터스포츠 관계자들 사이에 인지도가 높다. 한국인 어머니와 스코틀랜드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잭 에잇켄은 런던에 살고 있고, 영국 국적의 드라이버로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홈페지이에 선명히 새긴 한국 이름 ‘한세용’과 드라이빙 슈트에 새긴 태극기를 늘를 앞세워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늘 기억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잭 에잇켄이라는 이름에 또 다른 수식어가 있다면 바로 ‘맥라렌이 주목하는 라이징 스타’다. 2014년 잭 에잇켄은 ‘맥라렌 오토스포트 BRDC(영국레이싱드라이버클럽) 영 드라이버 어워드’가 운영하고 있는 라이징 스타 프로그램에 발탁되어 BRDC의 회원에게만 주어지는 모든 혜택이 주어지고 또 실버스톤에 위치한 BRDC 시스템과 시설을 이용하며 그 기량을 키우고 있다. 게다가 이 라이징 스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선수 중 가장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연말에 마련된 ‘맥라렌 오토스포트 BRDC 어워드’에서 최고의 라이징 스타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맥라렌 오토스포트 BRDC 라이싱 스타 프로그램’를 거친 세계적인 스타로는 2009년 F1 월드 챔피언이자 맥라렌의 차량 개발 테스트 드라버로 활약 중인 F1 스타 젠슨 버튼과 F1 그랑프리 13승을 올린 데이빗 쿨사드, DTM(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 시즌 챔피언 출신인 개리 파펫 등이 있다. 2008년 F1 시즌 챔피언이자 2015년 F1 시즌 챔피언에 등극한 루이스 해밀턴(메르데세스 GP) 역시 라이징 스타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았다.
| 영국 레이싱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국 혼혈 드라이버 잭 에잇켓이 지난 19일 서울 르노삼성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카홀릭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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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에잇켄이 한국을 찾은 건 어머니의 나라를 방문한다는 것과 드라이버로서 앞으로의 비전을 이어나갈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르노삼성 역시 르노의 포뮬러 레이스에 출전하며 시즌 챔피언에 오르고 스스로 한국의 핏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잭 에잇켄를 환영하며 19일 르노삼성 본사에서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잭 에잇켄의 기자회견을 마련했다. 잭 에잇켄은 국내 기자들과의 만남에 즐거워하며 기자회견에 임했다.
잭 에잇캔은 우선 레이스와의 만남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그는 “7살 때 학교에서 시험을 잘 봐서 그 상으로 아버지가 카트장에 데려갔는데 그때 빠져서 모터스포츠에 입문하게 되었다”라고 그 시작을 설명했다. 이어서 잭 에잇켄은 “물론 레이스를 하며 지금까지 오는 과정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라며 “분명 힘든 일이지만 한번도 레이스를 그만 두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젊은 포뮬러 드라이버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F1 무대에 데뷔를 희망하고 있다. 잭 에잇켄은 “앞으로 2~3년 내에 F1 무대 진출을 꿈꾸고 있다. 한두 번 잠깐 출전하고 사라지는 선수가 아닌 꾸준히 활약하는 선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2~3년 후 F1 진출은 결코 허황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포뮬러 르노 유로컵 챔피언 이후의 계획도 밝혔다. “포뮬러 르노 2.0에서 곧바로 F1으로 진출한 키미 라이코넨(현 페라리)처럼 곧바로 F1에 데뷔하는 것도 기쁜 일이지만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자 한다.” 이어 “포뮬러 르노 시리즈의 최고 등급인 포뮬러 르노 3.5나 GP3의 챔피언을 목표로 하고 그 이후에 GP2에 도전하고 GP2에서 인정 받은 후 F1에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잭 에잇켄은 드라이버로서 가장 좋아하는 드라이버가 누구냐는 질문에 “공격적인 스타일링과 진정한 레이서로서 트랙에서 자신의 100%를 내고 기회를 포착하고 생기면 놓치지 않고 파고드는 스타일인 루이스 해밀턴(현 메르데세스GP)를 가장 좋아하며 닮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신의 강점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요청에 “단단하고 공격적이며 또한 동시에 스피드가 빠르다고 스스로를 평가하며 스트레스를 잘 극복하며 부담감을 잘 이겨내는 멘탈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잭 에잇켄은 자신의 머신에 영국 국기와 태극기, 한글과 영어를 병용하는 것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잭 에잇켄은 “한국은 어머니의 나라이고 영국은 아버지의 나라이기 때문에 둘 다 사랑하고 있다.”라며 “사실 한국은 주니어 모터스포츠 시장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과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되고 싶다.”라며 이번 한국 방문의 이유와 앞으로 목표를 밝혔다.
| 영국 레이싱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국 혼혈 드라이버 잭 에잇켓이 지난 19일 서울 르노삼성 본사에서 인터뷰 후 레이싱 수트를 입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카홀릭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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