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기업인 가석방 논란 '가열'..대상자 5명 안팎
by이재호 기자
2014.12.27 10:27:43
여권, 연내 의견 조율해 청와대·정부에 건의
최태원 SK 회장 등 거론, 경제 살리기 명분
반대의견 만만치 않아, 반재벌 정서도 부담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기업인들의 가석방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가석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일반인들의 법 감정을 외면한 처사라는 비판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모습이다.
27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이르면 29일 최고의원회의에서 기업인 가석방 문제를 공식 논의한 뒤 청와대와 정부에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청와대는 가석방의 경우 대통령 고유 권한인 사면과 달리 법무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가석방은 형량의 3분의 1 이상을 채운 사람에 한해 법무부 장관이 조건부로 허용할 수 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기업인 가석방 대상자는 5명 안팎으로 추려진다.
최태원 SK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임병석 C&그룹 회장 등이다.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이재현 CJ 회장은 가석방 대상이 아니다.
여권에서는 기업인 가석방에 대한 긍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이어 이완구 원내대표와 이정현 최고위원 등이 경제 활성화와 투자 확대를 위해 기업인 가석방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기업인에게만 업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을 펼쳤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석현 국회 부의장과 박지원 의원 등은 기업인이라고 해서 불이익을 받으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기업 총수를 경제 활성화라는 모호한 기준으로 가석방하는 것은 일반인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다만 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논란으로 반재벌 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게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원론적으로 기업인 가석방에 찬성하지만 자칫 재벌 특혜 시비로 번질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며 “정치권도 반재벌 정서가 정부와 여당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