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기업의 시대]③ 현대차, "환경 경영만이 살 길이다"

by원정희 기자
2010.12.29 09:03:05

규제 맞추는 수동적모드서 활용모드로
전세계 지역별 특화된 친환경차로 대응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현대자동차는 안정정인 성장을 기반으로 기후변화, 에너지고갈 등 글로벌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지속가능경영을 더욱 강화하고자 합니다."(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2010년 7월 현대차 지속가능보고서)

자동차산업만큼 환경에 민감한 산업이 있을까. 자동차산업은 제품의 생산공정부터 제품의 사용·폐기과정까지 제품의 전 생애에 걸쳐 온실가스를 내뿜는다.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소비자들도 이제는 친환경 자동차와 친환경 기업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이런 추세를 감안한 듯 정 회장은 선제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최고경영진의 환경경영,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의지와 철학은 현대차를 `환경경영을` 적극 활용할 줄 아는 기업의 반열에 올렸다. 


단순히 규제 맞추기에 급급한 수동적인 입장에서 나아가 이를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로까지 활용하는 모습이다. 가령 배기가스를 줄이면서 연비가 좋아지는 친환경차의 강점을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는 식이다.
 
김봉경 현대·기아차 홍보담당 부사장은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다 하면서 능동적으로 기업의 경제적 효과도 누리는 그야말로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정몽구 회장 역시 올해 발간된 지속가능보고서에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와의 협력과 상생이 중요하다"며 "현대차는 전 세계 사업장을 중심으로 교통안전, 환경, 사회복지 등의 분야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환경분야의 사회적책임에 대한 의지는 현대차(005380)가 만든 `글로벌 환경경영 방침` 5가지에 모두 녹아 있다. ▲능동적 환경경영을 통한 기업가치 창출 ▲환경친화적 자동차 개발·보급으로 사회적 책임 강화 ▲생산·사용·폐기 전 과정 에너지 지속가능 사용 및 오염물질 배출 최소화 ▲임직원 환경교육과 협력사 환경경영활동 지원 ▲국내외 환경법규와 협약 준수 등이다. 
 



 
현대차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환경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환경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환경기술연구소를 환경기술센터로 확대·개편하는 등 환경과 관련한 R&D 조직도 강화했다. 환경경영 등의 성과를 분석하고 점검하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매년 지속가능보고서도 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블루 드라이브(Blue Drive)`와 `에코 다이나믹스(Eco Dynamics)`라는 브랜드를 도입, 친환경 그린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9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전기차 `블루온`은 약 1년의 연구기간 동안 무려 400억원을 들여 완성했다.  최고 시속 130킬로미터(km)까지 속도를 내고, 정지상태부터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도달하는데 13.1초면 거뜬하다. 동급의 가솔린 차량보다도 우수한 성능을 갖췄다는 평이다. 오는 2011년부터 본격적인 양산 채비를 갖춰 시범생산하고 2012년말까지 총 250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전기차 이외에도 2012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연료전지차도 개발중에 있다. 최근 현대차는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개발을 끝내고 내년부터 이 차량 48대를 국내외 실증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내년엔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차도 출시할 예정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우 연비는 리터(L)당 20킬로미터 이상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일반 쏘나타의 연비가 리터당 13킬로미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차이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해외 판매비중이 약82%(1~11월 누계기준)에 달하는 만큼 세계 각 지역별로 특화돼 있는 친환경차에 맞춰 대응전략을 짜고 있다. 가령 미국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브라질 에탄올 자동차, 유럽 바이오디젤·클린디젤, 중국 전기차 등 각 지역에 맞는 친환경차를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생산과정에서 온실가를 적게 배출하기 위해 지난 1998년 사용연료를 도시가스로 전면 교체했다. 오는 2015년까지는 국내공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난 2005년 대비 5%를 감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 국내 생산공장 뿐 아니라 연구소, AS센터 등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현황과 잠재적 감축역량을 파악하기 위한 온실가스 인벤토리도 만들었다. 


유럽의 경우 지난 2009년부터 디젤차량에 질소산화물 등의 규제치를 강화한 유로5(자동차배출가스 규제)를 도입, 2014년엔 더욱 강화한 유로6를 시행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9년말 기준 유럽에서 판매되는 디젤차의 89%가 유로4를 만족하고 있다. 스포티지R, 투싼ix 등 새로 나온 차량은 유로5를 충족한다. 앞으로 배출가스 저감 기술개발과 적용을 통해 유로6에도 조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고성능, 고연비, 친환경을 모두 만족시키는 차세대 클린 디젤엔진인 R엔진(배기량 2000cc급)도 개발, 싼타페, 투싼, 쏘렌토, 스포티지 등에 적용하고 있다. 이 엔진 역시 유로5를 만족하고 있다. 차량의 무게를 줄여 연비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K7(기아차)에 성능은 높이고 무게를 줄인 람다2엔진을 적용하기도 했다. 엔진의 무게가 기존보다 약 6킬로그램이나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