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하수정 기자
2008.01.22 09:11:47
6%대 주택자금대출..인근 타은행보다 1~2%p 낮아
"지점 성과 욕심에 역마진 감수해야할 판"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국민은행(060000)이 성과를 올리기 위해 과욕을 부리다 역마진 대출을 감수해야할 판이 됐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A지점은 동일하이빌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에게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0.47% 더해 잔금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으로 하면 3개월짜리 CD금리가 5.86%로 하이빌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연 6.33% 금리 조건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
이번 주 국민은행의 3개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6.54~8.14%, 3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6.97~8.57%에 비하면 크게 낮다.
게다가 인근 우리은행과 외환은행(004940)이 동일하이빌아파트 대출 금리를 7~8%로 높인 것을 감안하면 국민은행의 금리는 파격적인 수준.
국민은행 관계자는 "동일하이빌 아파트 잔금대출은 역마진을 감수하고 해주고 있는 것"이라며 "대출 만기 30년동안 같은 조건을 유지한다고 하면 상당한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어쩌다가 손실이 크다는 주택자금대출을 하게 됐을까.
국민은행이 대출을 실시하고 있는 지역의 동일하이빌아파트는 1456세대로 꽤 규모가 있는 신규 아파트단지다. 주택자금 대출시장은 최대 1700억원 규모.
지난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외환은행은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의 대출을 잡기위해 좋은 조건의 대출금리를 내걸었다. 그런데 시중금리가 급등추세를 지속하자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은 연초 대출금리를 7~8%대로 올렸다.
이후 금리조건을 유지했던 국민은행으로 대출이 쏠렸고 본부에서 승인해준 400억원 대출한도는 순식간에 소진됐다.
그 다음이 문제다. 국민은행 A지점이 당초 입주예정자들에게 잔금대출을 해주겠다고 공동구매협약을 맺었는데도 추가 대출을 해주지 않자 입주예정자들이 은행을 항의 방문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것.
결국 A지점 주택자금대출건은 지점 대출건으로는 이례적으로 경영진에게 보고됐고 추가 대출 승인이 내려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점에서 실적만을 생각해 대출 대상자들에게 섣불리 약속을 했다가는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며 "기업 이미지 등을 생각해 말 그대로 울며 겨자먹기로 추가 대출 승인을 해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