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노컷뉴스 기자
2006.06.06 16:33:52
[노컷뉴스 제공] 지방선거 참패 이후 표류해 왔던 열린우리당이 과도체제인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당을 운영하기로 했다.
인선위원회는 신기남 이부영 임채정 문희상 유재건 의원 등 전직 당 의장과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 이용희 의원, 김한길 원내대표 등 8명으로 구성됐다. 8인 인선위는 비대위 구성에 전권을 갖도록 돼 있다.
중진회의의 이같은 합의는 7일로 예정된 국회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에서 인준이 돼야 효력이 발생하며, 연석회의에서 통과되면 이날 오후 8인 인선위원회가 곧바로 소집돼 비대위 구성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초미의 관심사는 비대위원장이 누가 될 지 여부다. 당내에서는 인선위의 면면을 볼 때 '김근태 체제'가 출범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김근태 위원장 밑에 다수의 중진의원들이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당이 분열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근태 의원을 지지하는 재야파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연)은 6일 오전 회의를 통해 중진회의에서 합의된 8인 인선위를 인정하고 앞으로 적극적으로 안착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사퇴한 정동영 전의장도 김근태 비대위원장 체제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정동영 전의장은 5일 중진모임 전에 측근에게 전화를 걸어 '김근태 최고위원이 당을 맡는게 정상적이고 순리'라는 뜻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또 자파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직간접적으로 '김근태 불가피론'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초선의원인 김선미 의원은 "당을 조기에 안정적으로 수습하는 게 중요하며, 현실적으로 김근태 체제로 갈 수 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안개모 소속인 정의용 의원도 "어려운 상황에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헤쳐가야 한다"며 "김근태 비대위원장체제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 것 같다"고 대안부재론을 폈다.
부산시당위원장인 윤원호 의원은 "어려운 때인데 개개인이 목소리를 내면 당에 도움이 될 게 없다. 지금 당장은 혼란을 수습하는 게 급선무"라며 8인 인선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최고위원 사퇴를 선언한 조배숙 의원은 8인 인선위원회의 구성에는 찬성하면서도 김근태 비대위원장 체제에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조 의원은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지도부의 한 사람이 다시 지도부에 들어가 사태를 수습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면서 "중립적인 분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당내 중도보수 의원모임인 안개모의 회장을 맡고 있는 유재건 의원은 "계파에 속하지 않는 중립인사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어제 중진회의에서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는데 김근태 체제가 대세인 양 거론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부산출신 조경태 의원은 "비대위원장은 절대 다수가 찬성할 때 맡는 자리인데, 당내 반발을 무시하면 분란만 가중된다"면서 "당이 미봉책으로 대응하면 앞으로 여러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조경태 의원은 김근태 비대위원장 체제의 전제조건으로 대선불출마를 요구했다. 조의원은 "비대위는 내년에 후보를 선정하는 전당대회까지 역할을 해야 하는데 대선에 출마하려는 사람이 그때까지 비대위원장을 맡게 되면 아주 불공정하다"고 지적하고 "대선불출마나 계파를 해체시키는 등 자기를 버릴 때 다수 의원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비대위원장 인선의 방향이 김근태 불가피론에서 중립인사 추대론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경우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나 조세형 상임고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선거참패 이후 후임지도체제와 관련, 열린우리당 내에 계파별로 다양한 이견이 표출됐고, 특히 부동산 세금 정책의 수정 움직임에 대해서는 개혁성향 의원들의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7일로 예정된 국회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에서는 지도체제는 물론 당의 진로와 노선을 둘러싸고도 격론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