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학선 기자
2005.05.16 09:22:27
[edaily 이학선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영향력은 예상보다 컸다. 콜금리 대비 50bp 수준에서 저항선을 맞았던 채권시장은 숨 한 번 몰아쉬고 지표금리를 3.70%선까지 바짝 끌어내렸다.
대체로 3.65%를 바닥으로 인식하는 가운데 이날은 금리 저점 논쟁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고채 10년물 입찰을 제외하고 뚜렷한 악재가 없다는 인식으로 채권사자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캐리수요뿐 아니라 딜링수요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콜금리 인하 기대감 없이 저점을 더 낮추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단기자금 사정이 빠듯한 점도 단기물 금리의 하방경직 요인으로 작용, 중단기물의 낙폭을 제한하고 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3%대에 미치지 못하고 내외금리 역전도 걱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발언에 힘을 얻은 채권시장이지만 껄끄러운 부분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한은의 경기인식이 지난달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데다 부동산 문제에 대한 경계령은 한층 높였기 때문이다.
물론 박 총재는 집값과 토지값 상승에 대해 당장은 통화정책을 사용할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부동산값이 심상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소 잡는 칼`을 닭잡는 데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향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채권시장은 별다른 주목을 하지 않았다. 중앙은행 총재로서 당연히 해야할 `립서비스`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쉽게 간과해선 안될 부분이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80% 가량은 양도성예금증서(CD)와 연계돼있다. 곧 CD금리가 하락하면 주택담보대출이 더 늘어날 수 있는 구조다. 부동산에 대한 경계령을 높였다는 것은 한은이 단기금리 하락을 불펴하게 여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곧 단기금리 저항이 강해질 수 있고 이에 따라 지표금리 하락폭도 꾸준히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따라서 참가자들은 중단기물 대신 장기물에 눈을 돌리고 있다. 기술적으로 3년물과 5년물은 200일 이평선에 걸려있어 부담이 따른다. 10년물의 경우 스프레드 축소에 여유가 있어 상대적인 메리트가 돋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10년물 입찰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이날 채권시장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 당분간은 10년물과 동고동락하는 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