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복권에 與野 내부도 ‘애매’…대통령실 “사면은 대통령 권한”

by조용석 기자
2024.08.11 11:30:48

韓, 사면 부적절 의견…대통령실에 반대의견 전달
與윤상현 “국민통합 위한 대통령 판단 기다려” 찬성
野, 대외적으로 환영 분위기 속 친명·비명 온도차
대통령실 “사면·복권은 대통령 고유 권한”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사면을 두고 여야 내부 입장이 애매하다. 야당은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의 온도차가 감지되고, 여당도 친한계(친한동훈)와 친윤계(친윤석열)의 입장이 갈리는 모양새다.

1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한동훈 대표는 김 전 지사의 복권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당 관계자에게 “민주주의 파괴 범죄를 반성하지 않은 사람에게 정치를 하라고 복권해주는 것은 공감하지 못할 국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는 김 전 지사 복권과 관련 예전부터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며 “대통령실에도 김 전 지사 복권에 반대하는 당내 분위기가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날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소야대의 정치 지형 속에서 대결과 갈등의 정치가 격화되고 있는 만큼, 진영을 넘어서서 국민통합과 협치를 위한 대통령의 더 큰 생각과 의지가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사면권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고 국민통합을 위해 삼권분립과 법치의 틀 안에서 이루어질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의 그 생각을 믿고 기다릴 때”라고 부연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6월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런던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야당은 공식적인 환영 속 친명계의 반발도 감지된다. 김 전 지사가 복귀할 경우 현재 ‘일극 체제’를 구축한 이재명 전 대표의 입지가 여러모로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9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광복절 특사 대상에 김 전 지사가 포함돼 있다면 당연히 환영할만한 사안”이라며 “실제 김 전 지사의 복권이 확정된다면 그때 당 차원의 입장 표명이 다시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친명계 좌장으로 불렸던 같은 당 정성호 의원은 지난 6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김 전 지사는) 소위 말하면 친문의 대선주자 중 한 사람이라고 평가를 받는 분 아니겠나”며 “사면은 국민통합을 위해서 해야 하는데 통합이 아니라 야권 분열용 사면 카드를 쓸 가능성이 많다”고 봤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를 중심으로 한 여당의 사면반대 여론과 관련 “사면·복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불쾌하다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은 “아직 어떤 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사면·복권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