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유성 기자
2020.09.03 06:00:00
부동산 대출 규제 ''풍선효과''
은행과 금리 비슷…한도는 높아
생보사 상반기 대출 증가액 규모
작년 6810억서 올 2.3조로 껑충
[이데일리 김유성 전선형 기자] “보험사 대출은 제2 금융권 여신으로 분류되잖아요. 은행보다 대출을 더 받을 수 있어요. 금리도 요즘은 은행 수준만큼 낮고요. 그래도 모자라는 건 은행 신용대출로 받으면 되잖아요.”
내집 마련 자금이 부족하던 30대 회사원 김성원(가명) 씨는 대출모집인의 설명에 눈이 번쩍 트였다.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은 이런 저런 규제 때문에 충분하지 않았던 터였다. 김씨는 결국 은행 신용대출과 함께 보험사 담보대출을 받기로 결정했다.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풍선 효과가 신용대출과 보험사 담보대출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시중은행 신용대출 증가율은 최근 2년내 최고점을 찍었고 보험사 대출 규모도 계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다.
2일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여신 계수현황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이들 은행의 합계 신용대출잔액은 124조2747억원을 기록했다. 전월대비 3.39%(4조704억원) 증가했다. 부동산 ‘패닉바잉’으로 신용대출 증가율이 급격히 올랐던 6월(2.47%)와 7월(2.28%)를 웃도는 수준이다. 2000년대 참여정부 이후 최고 수준의 증가율이다.
금융권에서는 정부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신용대출 급증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도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뜨거울 때 주택담보대출 대신 신용대출 잔액 증가율이 높아지곤 했다”고 말했다.
실제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6년 4분기 신용대출 잔액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4.22%를 기록했다.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뛰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출을 옥죄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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