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긴 장마에 더욱 심해지는 허리 통증
by이순용 기자
2020.08.06 06:02:10
[한재석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직장인 김 씨(47)는 최근 허리 통증으로 고생 중이다. 사무실에 앉아있을 때는 물론 지하철에 서 있을 때도 허리가 욱씬 거렸고, 허리 통증이 심한 날은 잘 때까지 이어졌다.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던 통증은 긴 장마와 함께 지속됐고, 김 씨는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했다.
유난히 장마간 긴 올 여름, 장마 기간이 길어진 만큼 작년에 비해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들이 확연히 늘었다. 비만 오면 심해지는 허리통증, 그 이유는 뭘까.
습기가 많은 장마철이면 유독 허리가 아프고 쑤시는 환자들이 늘어나는데, 장마철에는 낮은 기압으로 인해 척추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팽창된 척추 주변 조직이 신경을 건드려서 허리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장마철이 되면 평소보다 허리가 아프다는 환자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김 씨와 같이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30~40대 직장인들의 경우 잘못된 자세로 인해 허리 통증이 심해지거나 허리디스크나 목디스크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허리 디스크는 50대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었지만 최근 잘못된 자세의 반복, 운동부족으로 인한 허리 근육의 약화, 비만, 외상 등의 원인으로 젊은 층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디스크는 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이 돌출하거나 터져나오면서 주변 신경을 압박해 허리나 골반, 다리에 통증을 유발한다. 이런 경우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약물이나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으로 호전이 가능하지만 보존적 치료에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내시경으로 디스크를 제거하는 디스크 내시경 제거술(PELD)을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젊은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이 허리 통증을 느끼면서도 이를 질환으로 여기기보다는 가벼운 근육통 정도로 여겨 방치하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장마철, 평소보다 허리 통증이 심하게 느껴진다면 자가진단이나 자가치료만으로 병을 키우기 보다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으로 병이 악화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구나 긴 장마가 끝나고 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장마철 허리가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허리에 무리가 가는 스포츠 활동이나 미끄럼 사고로 순간적인 충격이 허리에 가해질 경우 디스크가 갑자기 뒤로 밀려 나오는 급성 디스크가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튼튼한 허리 건강을 위해서는 평소 척추를 잡아주는 등과 허리, 엉덩이 근육을 자극시키는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허리에 지방이 많아지는 중?장년층의 경우 척추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