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테러 IS 무장단체 소행인듯…이집트군, 근거지 폭격

by김형욱 기자
2017.11.25 10:47:30

금요일 밤 사원서 폭탄·총격…최소 235명 사망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수도 카이로에서 자국 내 역대 최악의 테러 직후 관계장관급 회의를 소집하고 있다. 금요일 밤 사원에 들이닥친 무장세력의 테러로 최소 235명이 사망했다.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24일(현지시간) 이집트 사원 알 라우다에서 폭탄·총기 테러가 발생해 23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집트 사상 최악의 테러다. 아직 테러 배후를 자처한 곳은 없지만 이 지역 이슬람국가(IS) 무장 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이집트군은 벌써 배후 지역 폭격을 시작했다.

이집트군 폭격기가 테러 발생 수 시간만에 테러가 일어난 사원 인근이자 테러단체가 은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 시나이 지역 비르 알 압드의 알 라우다 사원 인근 산악지역을 중심으로 폭격을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 정보 당국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이 아직 본인의 소행이라고 발표한 건 아니지만 이집트 정보 당국은 2013년부터 이 지역 IS 무장단체와 전쟁을 벌여 왔다. 사막·산악 지역에 주둔한 이들은 이미 수백 명의 이집트 경찰과 군인을 살해했다. 이집트 현지 보도에 따르면 목격자들은 사원 내에서 폭발이 일어난 직후 무장한 약 40명의 테러리스트가 지프 등을 타고 사원 밖에 진을 치며 달아나는 사람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이들은 구조하기 위해 온 앰뷸런스에도 총을 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 사망한 사람은 지금까지 집계된 것만 235명, 부상자도 109명이 넘는다.

이번 테러가 IS의 소행이 맞다면 시나이를 근거로 한 IS 무장세력의 전략이 바뀌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도 테러를 일삼아 왔지만 그 대상은 군과 경찰, 기독교 교회로 한정됐다. 테러가 일어난 사원에는 IS와 같은 이슬람 수니파 예배자도 다수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이집트와 시리아에 걸쳐 있던 주 근거지가 정부군과 연합군에 의해 함락당하면서 시나이 등 인근 지역의 지부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

이집트군은 수시간 후 전투기 폭격을 개시했다. 군 당국은 그러나 이곳에 테러리스트가 실제 있는지 폭격으로 몇 명이나 사망했는지 등에 대한 정보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현지 TV를 통해 “군과 경찰은 우리의 순교자(테러 희생자)에 대해 복수하고 최대한의 무력으로 이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폭탄·총격 테러가 벌어진 이집트 알 라우다 사원에서 사람들이 피해자를 수습하고 있다. 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