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문태국 "8살 연상 아내요? 서로 많은 도움되죠"
by김미경 기자
2016.12.13 07:00:00
2017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선정
첼리스트로서는 5년만에 처음
美 '야노스 슈타커상'도 수상 겹경사 맞아
내년 총 5차례 무대, 4월엔 아내가 반주
"형제 같은 존재 따뜻한 악기,
첼로의 다양한 매력 보여드릴 것"
| 2017년 금호아트홀 상주 음악가로 선정된 첼리스트 문태국이 12일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내이자 피아니스트인 노예진(30) 씨와 함께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8월 결혼한 이들은 내년 4월 금호아트홀 공연에서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사진=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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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8살 연상이고요. 서로 연주하는 사람이다 보니 도움이 많이 돼요. 하하.” 첼리스트 문태국(22)이 금호아트홀의 2017년 상주음악가로 활동한다. 올 8월 피아니스트 노예진(30) 씨와 화촉을 올린 그는 ‘2017 금호 상주음악가’에 선정되면서 내년 한 해 동안 5차례 금호아트홀 무대에 오르는 겹경사를 맞게 됐다.
12일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문태국은 결혼 이야기에 쑥스러워하면서도 아내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결혼 이후 특별히 바뀐 것은 없는데 서로 배려하고 챙겨주기 때문에 오히려 연주를 앞두고 부담감이 훨씬 덜한 것 같다. 내년 4월 20일 열리는 ‘러시안 첼로’ 연주회 금호 2번째 무대에선 아내가 피아노 반주를 맡는다”며 웃었다.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제도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매년 젊고 재능 있는 한국의 클래식 유망주 1명을 선정해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펼쳐 보이도록 지원하는 육성 프로그램이다. 2013년부터 피아니스트 김다솔,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조진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등이 거쳐 갔으며 첼리스트로는 문태국이 처음이다.
금호아트홀 측은 “피아노·바이올린 부문은 젊은 스타 음악가 활동이 많은 데 반해 첼로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재했다. 문태국은 이런 아쉬움을 단번에 떨친 타고난 연주자이자 개성과 패기 있는 연주를 보여주고 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상주음악가로서 문태국은 1월 12일 신년음악회를 시작으로 러시안 첼로(4월 20일),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과 듀오 연주(8월 10일), 상주음악가였던 조진주·선우예권과 피아노 트리오(10월 12일)를 가진 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11월 16일) 연주로 대미를 장식한다.
문태국은 “첼로가 기교면에서 바이올린 못지않다는 것도 보여드리고 싶다”며 첼로 악기에 대해 형제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그가 사용 중인 악기는 삼성문화재단 후원의 이탈리아 밀라노산 1697년 ‘지오바니 그란치노’. “때로는 말 안 듣는 남동생 같기도 하고 믿음직스럽고 기댈 수 있는 형 같기도 하다. 어떻게 연주하느냐에 따라 천방지축이다가도 믿음직한 소리를 내준다.”
첼로의 매력으로는 중후하고 따뜻한 소리를 꼽았다. “첼로는 인간의 목소리와 흡사한 소리를 지닌, 중후하고 따뜻한 악기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권유로 첼로를 시작했지만 연주를 할수록 더 좋아진다.”
네 살에 첼로를 시작한 문태국은 열 살인 2014년 금호 영재콘서트로 데뷔했다.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 예비학교와 보스턴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전액장학생으로 공부를 마쳤고 2011년 프랑스 앙드레 나비라 국제 첼로 콩쿠르 우승, 2014년 만 20세에 첼리스트 배출의 산실인 파블로 카잘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하며 블루칩으로 급부상했다. 젊고 유망한 연주자에게 주는 미국 야노스 슈타커상 수상 소식도 이날 함께 알린 그는 장학금 2만5000달러(약 2900만원)와 미국 연주 기회를 얻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유럽 쪽에서 (석사과정을) 배워보고 싶다. 정말 배우고 싶은 선생 밑에서, 정말 가고 싶었던 학교에서 공부를 잘 마치는 게 현재 가장 큰 목표다. 더 나아가서는 연주로 계속 좋은 모습, 좋은 연주를 들려주는 게 평생 가지고 가야 할 목표이지 싶다.”
| 내년도 금호아트홀에서 모두 5차례 연주회를 치르는 문태국은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도 잠시나마 아름다운 음악에 공감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사진=금호아트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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