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BMW코리아 공식 서비스센터 “잘못된 정비가 큰 사고로”

by신정은 기자
2016.06.11 10:56:28

[수원=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겉보기엔 유사해 보이지만 하나는 모조품, 하나는 정품 에어백입니다”

지난 9일 방문한 BMW코리아 수원 서비스센터에서 기자의 눈 앞에는 두 개의 운전석 에어백이 놓여 있었다. 이 중 하나는 한번 터졌던 에어백을 수리해 에어백 경고등만 들어오지 않도록 조작한 모조품이다. 무릎 에어백 역시 겉보기엔 같지만 뒤를 돌리니 한번 터졌던 에어백을 접어 본드로 붙인 흔적이 보인다. 에어백은 많은 센서와 연결돼 위험이 감지되면 순식간에 터져야 하지만, 모양만 유사한 모조품은 이를 감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고차를 팔기 전에 외부 공업사에서 이런 방법으로 수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모조품은 정교하게 만들어 일반적으로 알아보기 힘들다. 그 중 가장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AIR BAG’ 표시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면 모조품이다. 정품처럼 음각으로 새기려면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라는게 BMW코리아 관계자의 설명이다.

(왼쪽)진품 운전석 에어백은 AIRBAG표시가 음각으로 (오른쪽) 모조품 에어백은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 신정은 기자.
BMW코리아는 이날 미디어 아카데미를 열고 정확한 정비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가격이나 편의를 위해 잘못된 정비를 하는 건 고객의 선택이지만, 이로 인한 사고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프레임이 파손된 차를 정비할 때 방법도 비교해 볼 수 있었다. BMW코리아 공식 서비스센터는 구조물을 다시 잇는 과정에서 보강재를 덧대고 본딩과 리벳팅을 한다. 그러나 외부 공업사는 대게 용접 작업만으로 이를 해결한다. 기술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비용 절감의 이유가 더 크다. 문제는 인장 강도다. 본딩과 리벳팅 작업을 마친 구조물은 SUV 무게인 1.9t을 버티고 고정부위가 파손되는 정도지만, 용접은 준중형차 무게 정도인 1.3t에 이음새가 파손된다. 안전을 생각한다면 제대로 된 정비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실험 결과다.



다음으로 이동한 장소에는 실제 외부 업체에 의뢰해 블랙박스와 보조배터리를 설치한 BMW 차량 한대가 세워져 있다. BMW코리아 공식 서비스센터는 보조배터리를 별도로 설치해 주지 않지만, 일부 고객들은 주차 중에도 블랙박스를 켜두기 위해 외부 업체에서 이를 장착하고 있다. 트렁크 밑에 설치된 이 보조배터리에는 진동, 온도, 과충전, 과방전 등에 대한 보호장치가 없다.

특히 배선작업을 하는 과정이 위험하다. 눈에 보이지 않게 선을 넣다보니 에어백 작동을 방해하기도 하고, 용량이 맞지 않는 전선과 퓨즈를 사용해 과전류에 견디지 못하고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BMW코리아 관계자가 잘못된 배선작업에 따른 화재 위험성을 보여주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BMW코리아 제공.
최근 외부 정비업체에서 잘못된 수리를 받아 BMW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전응태 BMW그룹 코리아 AS 총괄 상무는 “소방재청에 따르면 1년에 차량 화재는 약 5000건 발생하는 데 이 중 수입차 비중은 4%밖에 되지 않는다”며 “그렇지만 BMW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써 치뤄야 하는 비용이라고 생각하고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BMW코리아는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외부 수리업체를 대상으로 정비 기술 교육을 실시했다. 다음달에는 외부 공업사들이 안전하게 정비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정비 매뉴얼 등을 제공하는 유료 온라인 시스템도 개설할 예정이다. 전 상무는 “차량이 노후화 되면서 정비가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며 “현재 500개 수준인 협력 외부정비소도 앞으로도 확대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