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통첩 넘긴 삼성 "화성동탄 포기못해"

by김수헌 기자
2005.01.03 09:35:26

토공 제시 최후마감일에도 계약안해.."협상지속"
관련부처에 읍소..협상불발시 "최고경영자가 결단"

[edaily 김수헌 윤진섭 안승찬기자] 한국토지공사가 화성 동탄 반도체공장 부지계약과 관련, 최후 통첩일로 제시한 지난 12월31일에도 삼성이 계약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은 대신 "화성 동탄 땅은 반도체 사업에 절대 필요한 땅이어서 포기할 수 없다"며 협상과 읍소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토공 뿐 아니라 건설교통부, 산업자원부, 재정경제부 및 감사원 등에도 땅값 인하 필요성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3일 토공과 삼성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4일 토공은 삼성전자(005930)에 보낸 팩스통보문에서 "12월31일까지 화성 동탄 부지를 계약하지 않으면 공개매각을 하거나 용도변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토공은 삼성전자 공장부지로 분양예정인 16만평의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다시 택지로 용도를 바꿔 임대아파트를 세울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그러나 토공측에 지금까지 계약과 관련한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고 있다. 토공 관계자 역시 "최후통첩 이후 삼성측에서 계약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며 "땅값을 깎아줄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화성 동탄 16만평은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을 하는 한은 꼭 필요한 땅"이라며 "그 땅은 건교부가 삼성전자에 공급승인을 한 땅이기 때문에 토공의 용도변경이나 공개매각 등에 대해 건교부와도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가를 먹여살리는 반도체산업의 경쟁력과 국가경제라는 큰 틀를 위해서라도 공장지을 땅에 대해 평당 200만원 이상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며 "토공 뿐 아니라 건교부, 재경부, 산자부 등 관련 부처에도 읍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아울러 화성 동탄 분양가와 관련, 감사원 기업불편신고센터에 제기한 민원 결과가 1월중에 나올 것으로 보고, 감사원의 최종입장이 나올때까지라도 정부 및 토공 등에 설득작업을 벌여 타협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토공측은 삼성의 요청에 대해 "수용불가"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토공 관계자는 "자산가치가 높은 토지를 다른 지방산업단지와 비교해 가격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특혜를 달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삼성 주장을 일축했다. 토공은 새해부터는 삼성전자가 분양 예정 부지 일부에 쌓아놓은 토사를 치우고 부지를 원상회복시키는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기존의 화성 반도체 1단지(13~16라인) 부지 조성공사를 진행하면서 발생한 토사를 이번에 논란이 된 2단지용 매입예정부지 가운데 1만5000평을 미리 임대해 쌓아놓고 있는 상태다. 토공 신도시개발처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단지용 부지를 임대할 때 납부한 보증금으로 원상회복작업에 우선 착수할 것"이라며 "토지 원상복구 작업과 병행해 토지 용도변경을 통한 임대아파트 건립 또는 공개 매각을 진행하기 위해서 건교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공과의 타협이 결국 불발에 그칠 경우 화성 동탄 부지매입 여부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최고 경영자가 결단을 내릴 문제"라며 "지금으로선 타협안을 찾는데 주력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경기도 기흥(1∼9라인)과 화성 반월리(10∼13라인) 반도체 공장에 이어 인접한 동탄지구에 16∼21라인을 건설키로 하고, 토지공사와 토지 매입협상을 벌여왔다. 하지만 토지가격(평당 222만5000원)이 비싸다며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삼성은 "공장용 부지 조성원가비용을 산출할 때 1조원이 넘는 화성동탄 신도시 외곽 고속화도로 건설비용까지 포함시킨 것은 과도하다"며 "최소한 도로건설비라도 원가비용에서 빼고 조성원가를 재계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화성동탄 부지 조성원가비용에는 서울 양재~경기 영덕간 고속화도로 건설비 1조 600억원(본선+지선 건설비)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