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해저케이블 훼손 의혹 中 선박, 한국에도 정박했다
by송재민 기자
2025.03.02 16:23:27
작년 9월부터 한국 부산항 입항 기록
대만 언론 "회색지대 전술 전방위 대응"
 | 대만에 나포된 선박. (사진=대만 해양경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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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지난달 25일 대만의 해저케이블을 훼손한 혐의를 받던 중국 화물선이 이에 앞서 대만과 한국에 정박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2일 대만 자유시보는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 추적 자료를 인용, 서아프리카 토고에 등록된 중국 선박 ‘훙타이58’호가 지난해 9월부터 대만 남부 가오슝항과 타이난의 안핑항, 북부 지룽항 및 한국 부산항에 입항한 기록이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자유시보는 대만 해순서(해경)의 상급 기관인 해양위원회 조사 결과를 인용해 해당 화물선이 ‘훙타이58’, ‘훙다8’ 등 복수 명칭을 교대로 사용했다며 훙타이58호가 최소 6차례 대만을 방문했으며, 입항할 때만 AIS를 켰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 국방안전연구원(INDSR) 선밍스 연구원은 정보 감시 및 해경선 파견 외에 헬리콥터, 저속 고정익항공기, 대형 무인기(드론) 등을 통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중국 회색지대 전술에 전방위 대응하고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회색지대 전술은 직접적인 전투를 피하면서 민간 선박 등을 내세워 군사적 목표에 준하는 목적을 이루려는 것을 말한다.
앞서 대만 해경은 지난 25일 통신사업자 중화전신으로부터 대만-펑후(澎湖) 제3해저케이블이 끊어졌다는 보고를 받았다. 중화전신은 서아프리카 토고에 등록된 ‘훙타이’(宏泰)호가 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된다며 해경선 3척을 급파해 케이블 절단 지점 인근에서 지난 22일부터 정박 중이던 훙타이호를 억류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대만에서 해저 케이블 이상 사건은 벌써 5차례나 일어났다. 재작년과 작년 각각 3건에서 급증했다.
이 가운데 2023년 2월 대만 본섬과 중국 인근의 대만 영토 마쭈다오 사이에 설치된 해저케이블 2개가 절단돼 인터넷이 끊겼는데, 대만 언론들은 중국 어선·화물선 소행이라고 전했다.
관할 타이난 지검은 지난달 27일 법원의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왕모 선장을 구속하고 중국인 선원 7명에 대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착용과 함께 주거지 제한 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