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었더니…1분이면 OK" 요리 똥손이 셰프되는 순간 [먹어보고서]

by한전진 기자
2024.09.18 07:05:00

'백설 1분링 코인육수 써보니
확 뛰어난 맛·풍미까지는 '글쎄'
개별포장·빠르게 녹아드는 강점
업계 탐내는 '간편 조미료' 시장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CJ제일제당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코인육수 ‘백설 1분링’ (사진=한전진 기자)
‘평가수익 -200%’

큰 화(?)를 입고 코인 시장은 쳐다보지도 않지만 이 코인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 바로 국물을 내는 코인육수다. 자취생에겐 혁신과도 같은 제품이다. 이전까지는 국물 요리를 먹으려면 여러 부재료를 갖춰야 했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 그만큼 상품들도 매우 다양화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몰에서 파는 코인육수 종류만 100가지가 넘는다.

국내 식품 1위 기업 CJ제일제당(097950)까지 본격적으로 코인육수 시장에 뛰어들었다. 바로 ‘백설 1분링’ 제품이다. 동전 형태의 기존 코인육수와 다르게 가운데가 뚫려 있는 ‘링’ 형태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끓는 물에서 1분 만에 빠르게 녹는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출시 후 10개월간 누적 판매량 320만개를 기록 중이다.

모처럼 추석 명절인 상황. 자취 10년차인 기자도 만둣국을 만들면서 직접 1분링 제품을 사용해 봤다. 가격은 CJ제일제당 공식몰 CJ더마켓 기준 20개입 기준 7980원. 제품 한 개의 무게는 4g. ‘멸치디포리’와 ‘사골’ 두 종류가 있다. 가격대는 비슷한 중량의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반 코인육수(왼쪽)과 1분링으로 각 제품을 끓는 물에 넣어서 녹는 속도를 비교해봤다. 1분링 제품이 링 형태다 보니 아무래도 녹는 속도가 더 빨랐다. (사진=한전진 기자)
제품의 구성은 간단하다. 봉지를 뜯으면 캔디처럼 개별 포장된 코인육수가 들어 있다. 원통 안에 제품이 들어 있는 일반 육수와 다르다. 20개입, 33개입, 50개입 제품이 있다. 더마켓에서 1+1 행사를 통해 사골 제품 20개입을 샀다. 사실 평소 원통 제품을 써왔던 터라 처음엔 개별 포장 방식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봉지형 제품이 원통보다는 부피가 커져서였다.



먼저 직접 1분 내에 제품이 녹는지 확인해 봤다. 끓인 물을 두 그릇에 담아 서로 다른 두 제품을 넣어서 기다렸다. 실시간으로 끓는 물은 아니었던 탓에 1분 만에 제품이 녹지는 않았다. 그래도 다른 제품보다 녹는 속도는 빨랐다. 링 형태다 보니 물과 닿는 면적이 넓은 효과가 컸다. 끓인 냄비에 넣으면 구멍을 통해 물이 오가며 코인이 녹는 모습을 확실히 볼 수 있다.

사실 맛은 일반 코인 육수보다 엄청나게(?) 뛰어나다는 느낌은 없었다. 사골 제품이지만 그 향기가 기대만큼 ‘확’ 짙지는 않다. 사골의 맛에 감칠맛이 맴도는 맛이다. 아무래도 이전까지 마트에서 800~900원이면 살 수 있는 사골 육수를 주로 먹었던 영향인 듯했다. 차라리 멸치디포리 제품을 사서 국수를 했으면 더 제품 효과를 보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도 들었다.

1분링으로 끓여본 만두국, 소금 마늘 등 별도 조미료를 넣지 않아도 간이 딱 맞았다. 기대한 사골맛은 생각보다 깊지 않았다. (사진=한전진 기자)
그래도 만두와 간장을 한 스푼 정도 넣으니 딱 간이 맞으면서 생각했던 맛이 올라왔다. 개인적 입맛으로는 여기에 따로 소금, 다시다, 마늘 등 부수 재료를 넣지 않아도 될 정도로 충분했다. 사골 만둣국이 아닌 일반 만둣국이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합격점이었다.

특히 요리 후 느낀 것은 개별 포장의 강점이었다. 오랜만에 기존 원통형 제품을 꺼내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눅눅해지거나 습기를 머금어 서로 붙는 현상이 있었다. 통에서 하나씩 빼는 것도 일이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개별 포장은 좀 더 오랜 기간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봉지 형태의 부피감이 싫다면 제품을 꺼내 일반 반찬통 등에 보관하는 것도 방법이었다.

결론적으로 코인 육수 제품을 산다면 나름 괜찮은 선택지였다. 빠르게 녹고 꺼내 쓰기 편하다. 이 덕에 조리 시간이 짧은 떡볶이 등 볶음요리에도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현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이 제품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어서다. 최대 50%를 할인하는 마트 온라인몰도 있다. 그만큼 육수 조미료 시장은 식품업계에서 탐을 내는 시장이다. 고물가로 집밥을 해먹는 사람들이 증가세다. 특히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편의성을 높인 조미료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기대다.

(사진=한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