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선호와 달러화 약세…환율 1330원 하회 시도[외환브리핑]

by이정윤 기자
2024.03.04 08:33:07

역외 1330.0원…0.65원 상승 출발 전망
델 주가 30% 급등, AI 기대에 뉴욕증시 상승
美2월 제조업 PMI 전월비 하락, 예상치 하회
6월 금리인하 기대감 75%로 상승, 달러화 약세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30원선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증시에서 성장주를 중심으로 위험선호 분위기가 커진 데다 제조업 부진에 따른 달러화 약세로 인해 환율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AFP
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3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1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31.5원) 대비 0.65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델의 주가가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을 촉진하며 폭등한 영향으로 일제히 올랐다. 델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30% 이상 급등세를 보이면서 AMD와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 관련주들이 동반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환율 하락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의 제조업 지표는 발표 기관에 따라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ISM이 발표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8로 전달의 49.1에서 하락했다. 이날 수치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49.5도 밑돌았다. ISM의 제조업 PMI는 16개월 연속 50을 밑돌고 있다.



반면 S&P글로벌이 발표한 2월 제조업 PMI는 52.2로 1월 기록한 50.7을 웃돌았다. 이는 시장 예상치 51.5도 상회했다.

제조업 부진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재조명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74.6%에 달했다. 이는 지난주 63% 수준에서 크게 오른 것이다.

달러화는 약세다. 달러인덱스는 3일(현지시간) 오후 6시 21분 기준 103.85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7.20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50엔대로 모두 오름세다. 특히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아직 물가 목표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상황에 이르지 못했다”고 발언하면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달러화 약세를 쫓아 환율도 하락 압력이 크겠으나, 1320원대에서는 저가매수가 유입되며 환율 하락 속도를 제어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증시 AI 랠리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가 확대되면서 달러 수요가 늘어나 환율 하단이 지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