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쿠, SVB에 4.9억달러 묶여...시간외서 약세(영상)

by유재희 기자
2023.03.13 08:22:59

[美특징주]도큐사인, 성장 우려에 6월 이후 최대 낙폭
캐터필러, UBS 매도 의견에 급락...“추가 상승 여력 미미”
갭, 매출 감소 지속 전망에 급락...온라인 매출 급감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지수는 일제히 1%대 하락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모두 4% 넘게 급락하며 올들어 최악의 한주로 기록됐다.

규제당국이 실리콘밸리은행(SVB)에 대해 파산 조치를 내리면서 금융시장이 충격에 휩싸였다. 유동성 부족으로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월가에서는 SVB 사태가 금융시스템 붕괴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국채 금리는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공개된 2월 고용보고서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신규일자리가 31만1000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면서 예상치(20만5000~22만5000개)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실업률(3.6%)과 임금상승률(4.6%)이 시장에 우호적인(긴축 우려를 낮출 수 있는) 수준으로 나오면서 우려를 일부 상쇄했다.

이날 특징주 흐름은 다음과 같다.

TV 스트리밍 플랫폼 운영 기업 로쿠가 시간외 거래에서 3% 넘게 하락했다.

이날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가운데 로쿠가 이 은행에 4억8700만달러를 예치 중이라고 공시한 여파다. 예금자 보호 한도가 25만달러인 만큼 잠재적 손실에 대한 우려가 거진 것. 이는 로쿠가 보유한 전체 현금성자산(19억달러)의 26% 규모로 알려졌다.

로쿠 측은 “향후 1년간 기업 운영자금이나 자본지출 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서명 소프트웨어 회사 도큐사인 주가가 23% 가까운 급락세를 기록했다. 작년 6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최근 공개한 2023회계연도 3분기 실적과 4분기 실적 목표치는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과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연내 사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JP모건은 도큐사인에 대해 “수요가 악화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잠재적 경쟁, CFO 이탈 등이 부정적으로 판단된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적인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 주가가 6% 가까이 하락했다.

UBS의 투자의견 하향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것으로 보인다.

UBS는 경기둔화로 실적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실제 수주잔고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미미하다며 투자의견을 종전 ‘보유’에서 ‘매도’로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도 230에서 225달러로 낮췄다.

의류 소매 업체 갭 주가가 6% 넘게 급락했다.

갭은 이날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6% 감소한 42억4000억달러로 예상치 43억6000만달러에 크게 미흡했다. 특히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온라인매출이 10%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0.75달러에 그쳐 예상치(-0.46달러)를 밑돌았다. 재고 관리 등으로 가격 인하에 나선 여파다.

회사측은 올해 매출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용 절감을 위해 경영진 등 관리자를 축소하고 매장 폐쇄 등 사업 구조를 단순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