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황현규 기자
2020.05.25 06:10:00
장기전세임대 배정 가구 2곳 빈집
강남3구 장기전세임대 주택 공실 60곳 이상
소득기준은 낮은데 임대료는 비싸
“그 금액이면 차라리 집산다”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3.3㎡당 1억원을 상회해 대한민국 최고가 아파트로 평가받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에 빈집(공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펜트하우스(전용 200㎡) 전세계약이 40억원에 이뤄질 정도로 ‘없어서 못판다’는 아크로리버파크에서 공실로 남아 있는 곳은 바로 장기전세임대로 배정된 2가구다. 시세(전용 59㎡) 대비 절반에 가까운 6억 1250만원에 전세 계약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입주 조건인 ‘낮은 소득’으로 전세금을 충당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실제 2인 가구 기준 월 소득이 400만원(세금 포함) 초반 수준이어야 장기전세임대에 신청할 수 있다. 아크로리버파크 재건축 관계자는 “재건축할 때 강제로 공공임대를 지어놓게 하고는 결국 빈집으로 만들어버렸다”고 말했다.
서울시 주력사업인 장기전세임대의 공실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른 지역에 비해 보증금이 높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내 장기전세 임대 공실은 60가구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셋값이 주변 시세를 기준으로 책정되는데, 입주 조건인 ‘저소득층’이 충당하기엔 강남권 임대아파트의 전셋값이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예비 입주자들은 “소득 기준은 낮은데 전세금이 높아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24일 SH공사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강남 3구내 장기전세임대 공실은 66가구로 나타났다. 서울 전체 장기전세임대 공실이 141가구인 것과 비교해 46%가 강남3 구에 몰려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단지로는 아크로리버파크(2가구)를 포함해 △서초 반포자이(2가구) △서초 방배롯데캐슬아르떼(3가구) △송파 래미안 파인탑(2가구) △강남 역삼자이(1가구) △강남 테헤란아이파크(2가구) △래미안신반포팰리스(1가구) 등 고가아파트가 포함돼 있다.
입지 좋기로 소문난 강남권 알짜단지가 새 주인을 찾지 못하는 데는 소득기준(입주조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전세금이 원인이란 지적이다. 지난 15일 SH공사의 모집공고를 보면 래미안도곡카운티(전용 59㎡)의 전세보증금은 5억 8000만원, 래미안 신반포팰리스(전용59㎡)는 5억 6000만원이다.
물론 시세에 비해 저렴한 전셋값이지만 입주 조건인 ‘평균 소득자’에게는 부담스럽다는 평가다. 전용 59㎡ 장기전세임대주택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평균 소득 100%를 넘으면 안된다. 평균 소득은 △2인 가구 기준 세전 430만원 △3인가구 기준 세전 560만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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