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자의 차이나톡]“103조 시장이 열린다”…中 VC, 온라인 재택 시장 ‘군침’

by문승관 기자
2020.05.02 09:04:39

코로나19로 촉발한 온라인 사무 시장 6000억 위안 달해
사무환경변화 급속히 이뤄져…“VC에 새 투자시장 열려”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중국 IT 전문 매체인 이오왕(Yiou)은 최근 중국의 주요 벤처캐피털(VC)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내 원격재택근무 시장에 앞다퉈 투자를 진행하면서 군침을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사스(SaaS·Software as a Service) 시장은 지난해 대략 200억 위안(약 3조4400억원)으로 미국과 비교해 30분의 1수준에 머물고 있어 앞으로 6000억 위안(약 103조원) 시장이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사스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등 각종 IT 자원을 소유하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해서 빌려 쓰는 서비스 방식을 말한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 지부는 지난달 16일 ‘코로나19로 주목받는 중국의 언택트 산업’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증가하며 올해 관련 시장 규모가 449억위안(7조7335억원) 규모로 커지겠다고 추산했다. 이는 2018년 117억 위안의 3.8배, 지난해 추정치 229억 위안보다 2.0배 큰 규모다.

중국의 원격근무 이용률은 2018년 0.6%에 불과, 미국(18.9%), 영국(12.8%) 등에 크게 못 미쳤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비중이 대폭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중국의 온라인 재택근무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고효율의 온라인 화상회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새로운 시장으로 열리고 있다.

대형 IT기업이 연달아 시장점유율 각축전을 벌였다. 텐센트는 지난해 말 출시한 온라인 사무화상회의 앱인 ‘텐센트회의’가 춘절 기간 앱스토어(AppStore) 무료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텐센트회의는 출시 후 2개월간 일일 활성사용자수가 이미 1000만명을 넘었고 현재 중국 내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화상회의 앱으로 자리 잡았다.

시장에 나온 클라우드 영상의 원격사무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는 아주 많지만 고객의 필요를 만족할 만한 것은 아주 적다고 이오왕은 설명했다.

텐센트회의의 출현은 이용자의 사용 진입장벽을 크게 낮췄다고 평가했다. 치엔민 텐센트 클라우드 사무 협동제품센터 총경리는 “현재 대다수 사무 프로그램은 같은 제품을 쓰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다”며 “쌍방향 인터랙티브형 응용상황일 때 텐센트회의는 비교적 쉽게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고 말했다.

이오왕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의 수많은 기업이 원격 사무 방식을 채택했다”며 “iMedia 컨설팅데이터에 따르면 춘절 기간 중국의 재택 근무 기업 규모가 1800만개를 초과했고 재택 근무 인원은 3억명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3월 중순 이후에 들어서면서 각지에서 업무를 재개하고 작업 속도도 빨라지면서 클라우드를 이용한 계약, 입찰, 면접, 연수 등 ‘클라우드 기업활동’이 확산하는 추세”라며 “이 배경에는 모두 고효율의 간편한 온라인 재택근무 화상회의 프로그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오왕은 VC가 온라인 사무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한 다양한 투자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한이 윈치캐피털 고급투자경리(CIO)는 “클라우드 영상을 통한 회의 기술은 어느 정도 기술적 장벽이 있다”며 “쉽사리 아무 팀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록 지금 시장 수요가 왕성하지만 아직 대박을 낸 기술이 없고 중국 내 이러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도 많지 않아 기껏 투자할 만한 프로젝트가 20개를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VC에게는 이러한 유형의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은 많은 위험을 감내해야 할 고위험 투자군이라고 했다. 특히 텐센트와 같은 거대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란 투자할 프로젝트를 찾아내는 것보다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이 경리는 “VC가 투자 매력이 크다는 걸 알면서도 섣불리 손을 대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며 “당분간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견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프로젝트 투자를 하지 않을 순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 내 거대 기업의 경쟁도 치열하다. Zoom은 시장 내에서 적극적으로 화상회의 시스템 승부를 걸었고 텐센트, 알리바바, 화웨이, 바이트댄스 등 인터넷 거물은 끊임없이 온라인 사무 시스템 상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커다쉰페이, 량차오그룹, 싼따운영상도 영상회의 시스템을 선보이며 경쟁에 가담했다. 이오왕은 “중국 내 오디오·비디오 영역의 제품으로 상장한 기업도 끊임없이 상품을 대체하면서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베이징의 한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남자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푸지쉰 GGV기원캐피털 관리 파트너는 “기업이 사스(SaaS·Software as a Service)도구 수용 정도를 높이는 한편 근로자는 협동 사무의 새로운 업무 방식을 형성한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기업은 업무 효율에 대한 인지를 높이고 효율성 증대를 위해 IT시스템과 관리제도 제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푸지쉰 파트너는 “중국 SaaS 시장은 지난해 대략 200억 위안(약 3조4400억원)에 못 미쳐 시장 자체가 매우 작다”며 “중국 전체기업이 매년 SaaS에 지출하는 금액을 평균으로 계산하면 미국은 중국의 30배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중국의 미래 SaaS 지출비용이 미국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30배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지만 또 다른 의미로는 아직 30배 이상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열려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오왕은 중국 원격 사무비즈니스의 흥기는 중국 기업 디지털화 전형의 하나일 뿐폭발기는 오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촉발한 온라인 사무환경 확대는 VC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것으로 전망했다.

윈치캐피털은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이러한 온라인 화상회의 사용이나 클라우드 앱 사용 등이 중국 기업 활동과 산업계, 전체 경제 생태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