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송이라 기자
2016.07.07 07:57:49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이르면 올해 4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에 슈퍼 라니냐에 따른 곡물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신흥국 곡물 소비의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가올 라니냐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니냐란 엘니뇨와는 반대로 동태평양에서 평년보다 0.5도 낮은 저수온 현상이 5개월 이상 일어나는 이상해류현상이다. 세계 각 지역에 장마, 가뭄, 추위 등 각기 다른 영향을 끼친다.
지난 1990년 이후 곡물 가격이 이례적으로 폭등했던 4차례를 보면 모두 슈퍼 라니냐 시기였다. 엘니뇨가 전 세계 곡물생산의 70%를 담당하는 북남미 국가들에 홍수를 야기하는 반면 라니냐는 가뭄을 초래한다. 조 연구원은 “가뭄으로 인한 곡물 피해가 더 크다는 점에서 라니냐 시기 곡물 가격 상승세는 더 강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엘니뇨와 라니냐를 측정하는 ONI(Oceanic Nino Index) 지수를 살펴보면 엘니뇨가 발생한 직후 라니냐가 뒤따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해 역대 2위급의 강한 엘니뇨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올해 슈퍼 라니냐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슈퍼 라니냐는 전세계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현미, 밀 등 곡물가격 급등을 초래한다. 곡물 소비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신흥국 입장에서 곡물가격 상승은 경기를 둔화시키는 리스크 요인이 된다.
조 연구원은 “일례로 2010년 슈퍼 라니냐에 따른 밀 생산국의 가뭄 피해가 확대되면서 밀 가격 급등이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재스민 혁명’을 초래했다”며 “2010년 라니냐 지수와 현재 라니냐 지수를 비교해보면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7~9월 수확 예정인 곡물은 라니냐 영향권 밖이라는 점에서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았으나 올해 10월 파종 예정인 2017년도 작물의 경우 라니냐에 따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이르면 2016년 4분기, 늦어도 2017년 1분기 나타날 곡물 가격 상승에 대비한 장기적 측면에서의 지속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