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진' NHN-엔씨 "이제 우등생"

by함정선 기자
2013.02.11 13:40:00

NHN, 4분기 해외매출 전년比 54.9%↑..''라인'' 덕분
엔씨, 4분기 해외매출 비중 57%..''길드워2'' 흥행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그동안 해외 진출 ‘열등생’으로 손꼽혔던 NHN과 엔씨소프트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에서 돈을 버는 ‘효자 서비스’가 탄생한 덕분이다.

국내 인터넷 1위 NHN(035420)은 지난해 4분기 해외매출‘이 1113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54.9% 늘어났다. 이는 모두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영향이다. 라인은 4분기 일본과 동남아 등에서 스탬프 판매와 모바일게임 ‘라인팝’ 출시로 매출을 늘렸다. 라인의 4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배 증가한 483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대표 게임업체 엔씨소프트(036570) 역시 지난 4분기 처음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 매출을 넘어섰다. 4분기 해외 매출은 161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7%를 차지했다. 신규게임 ‘길드워2’가 흥행한 덕이다.

길드워2는 엔씨소프트의 북미 스튜디오인 아레나넷이 만든 게임으로 기획부터 북미와 유럽 사용자를 노렸다. 그 결과 길드워2는 4분기에만 북미와 유럽에서 1190억원을 벌어들였다.

두 회사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그간 해외사업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



NHN은 한게임이 중국과 미국 등에 법인을 세우며 진출했지만 소득 없이 철수했고, 네이버가 검색엔진을 내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게임 ‘아이온’이 야심차게 중국에 진출했지만 초반 반짝 인기에 그쳤고,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역시 흥행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두 업체의 해외 사업도 본궤도에 오르는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다. 해외 진출의 초석을 다진만큼 서비스와 매출을 확대하는 것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NHN은 라인에 탑재된 게임이 최소 월 200억원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라인을 통해 NHN의 게임과 커뮤니티 등 다양한 서비스의 해외 진출도 한층 수월하게 됐다는 평가다. 이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밴드’는 라인에 탑재돼 일본과 대만 등에서 5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길드워2의 성공 경험을 다른 게임에도 적용시킨다는 방침이다. 특히 블레이드&소울은 기획 초기부터 중국시장을 노린 게임으로 올해 1억 중국 게임인구를 공략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NHN과 엔씨소프트는 국내에서 더이상 매출을 늘릴 수 없을 정도로 국내에서만 잘했던 기업”이라며 “라인과 길드워2의 성공 경험이 해외시장 진출에 커다란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