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이자 부담 비중, 28년만에 최고치…차기 정부 리스크
by김윤지 기자
2024.10.20 10:42:01
블룸버그, 재무부 보고서 분석
재무부 이자 부담, 국방비 지출 초과
고금리에 17년 트럼프 감세 등 영향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 연방 정부의 이자 비용 부담이 1990년대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 미 워싱턴 DC에 위치한 미 재무부 건물.(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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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한 미 재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재무부는 2024년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순이자 지급에 8820억달러(약 1200조원)를 지출했다. 하루 평균 24억 달러(약 3조2000억원)를 낸 셈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3.06%로 1996년 이후 가장 높았다.
순이자 비용 비중은 같은 기간 연방 재정수입의 약 18%로, 2년 전과 비교해 비중이 거의 2배 늘어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미 국방부의 국방 지출을 넘어섰다.
막대한 재정 적자로 인해 최근 총 미상환 부채가 급증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사회보장 및 메디케어에 대한 지출이 꾸준히 증가한 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이례적인 지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대대적인 감세,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급등 등도 이에 일조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의 웬디 에델버그는 “정부의 이자 비용 부담이 증가할수록 이런 문제들은 정치적으로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면서 “차입을 통한 자금 조달이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정치인들이 인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나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심각한 재정 적자를 선거 운동의 핵심 요소로 삼지 않았으나 부채 문제는 차기 행정부의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다수당이 의석을 장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적자에 민감한 소수 의원이 세금과 지출 계획을 저지할 수 있는 상황이 펼쳐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2021년과 2022년 당시 민주당 소속인 조 맨친 상원의원이 주요 입법 패키지를 통과시키는 대신 지출 항목 일부를 축소해야 한다고 딴지를 걸기도 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 인하 기조는 희소식이었다. 9월말 기준 미 미상환 채권에 대한 가중평균 이자율은 3.32%로 거의 3년 만에 월간 기준 하락세를 보여줬다. 그럼에도 이자 비용 규모가 너무 크며, 이자 지출로 민간 투자가 감소해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대부분 경제학자들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 부채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초당파적 성격의 비영리기구인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경제 정책이 향후 10년 동안 부채를 3조5000억 달러(약 4700조원) 증가시키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7조5000억 달러(약 1경원) 확대시킬 것이라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