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겹게 반등했건만…물가·실적쇼크 임박[이정훈의 美증시전망]

by이정훈 기자
2022.07.10 11:25:59

S&P500지수 1.9%, 나스닥 4.5% 반등…금주 큰 고비
6월 소비자물가, 5월 넘어 8.8% 오를 듯…41년래 최고
전주 고용호조와 맞물려 이달말 최소 75bp 인상 우려
2분기 어닝시즌 개막…전망 하향 조정 잇따를 수도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기준으론 1.9%, 나스닥지수론 4.5% 각각 반등세를 탔던 뉴욕증시가 이번주 또다시 큰 고비를 맞게 된다. 이번주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을 좌우할 6월 소비자물가지수와 향후 경기 침체 가능성을 점칠 2분기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어닝시즌)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뭐니뭐니해도 이번주 최대 이벤트는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다. 앞서 지난달에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전에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를 감안해 시장 예상을 깨고 단숨에 정책금리를 75bp 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번에도 소비자물가 발표 2주 뒤인 26~27일에 FOMC 회의가 열린다.

13일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5월에 기록했던 전년동월대비 8.6% 상승률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6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8.8% 상승했을 것으로 점쳤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무려 41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그나마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5% 상승하며 5월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피터 부크바르 블리클리어드바이저리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헤드라인 물가 상승률 수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에너지 가격 상승 탓”이라면서 다만 근원 인플레이션 수치는 5월보다 다소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이달 105달러 정도로 내려오긴 했지만,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6월에 최고 배럴당 122달러까지 올랐다.

부크바르 CIO는 “최근 제품 가격 상승세는 다소 둔화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임대료 등 서비스 가격 상승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물가지수와 함께 미국 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상황을 점칠 수 있는 다른 지표도 나온다. 하루 뒤인 14일에는 6월 생산자물가지수도 발표된다. 15일에는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에서 하부 지표로 기대인플레이션이 공개된다.

월별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


특히 이번 물가지표까지 서프라이즈가 될 경우 앞서 지난주 발표됐던 6월 고용지표 호조와 맞물려 향후 연준의 추가적인 자이언트 스텝을 우려하는 심리가 커질 수 있다. 6월 비농업 신규취업자수는 37만2000명으로, 시장 전망치보다 12만명 더 많았다. 이로써 이달 말 FOMC 회의에서 또 한 번의`자이언트 스텝`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번주 대외 연설에 나서는 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도 주목해야 한다. 특히 이번주에는 지난주 75bp 정책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던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들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등이 발언을 쏟아낼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단초가 나올 지도 관심사다. 마이클 에어론 스테이트스트릿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최고투자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지 않았을 수 있다는 우려는 시장에선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 될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언제인지 점치긴 어렵지만, 적어도 인플레이션이 조만간 둔화할 것이라는 걸 희망하곤 있다”고 말했다.

2분기 기업 실적 발표는 향후 경기 침체 여부를 가늠할 중대 변수다. 12일에 펩시코를 시작으로 13일 델타에어라인, 14일에는 JP모건체이스와 모건스탠리, 15일엔 웰스파고와 씨티그룹, PNC파이낸셜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전년동기대비 5.7%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다소 하향 조정되곤 있지만, 올 3분기와 4분기에는 이보다 높은 각각 10.9%와 10.5%의 이익 증가율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애널리스트들이 적극적인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을 아직 하지 않고 있는 만큼 이번 2분기 어닝시즌에 이익 하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부크바르 CIO는 “최근 기업 매출 성장세가 다소 줄어들고 이익 마진도 압박을 받고 있는데도 정작 전문가들은 기업 이익 전망치를 아직 낮추지 않고 있다”면서 “만약 실적 눈높이를 재조정해야 한다면 이번 어닝시즌이 그 시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어론 전략가도 “시장 변동성이 얼마나 커질 진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시장은 이번 어닝시즌이 매우 도전적일 것으로 각오하고 있는 것 같다”며 “2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더라도 향후 실적 전망은 낮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래야만 기업들 입장에서도 3분기에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기 편하기 때문”이라며 “결국 이번 어닝시즌은 시장을 실망감을 안겨줄 재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11일(월)

-미 국채 3년물 430억달러 입찰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연설

△12일(화)

-전미자영업자연맹(NFIB) 소기업 경기낙관지수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연설

-펩시코 실적 발표

-미 국채 10년물 330억달러 입찰

△13일(수)

-델타에어라인, 패스테널 실적 발표

-6월 소비자물가지수

-미 국채 30년물 190억달러 입찰

-미 연준 베이지북

△14일(목)

-6월 생산자물가지수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연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퍼스트리퍼블릭뱅크, 콘애그라, 아메리칸아웃도어브랜즈, 신타스, TSMC 실적 발표

△15일(금)

-6월 소매판매

-6월 수입물가

-7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연설

-6월 산업생산

-6월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

-웰스파고, 씨티그룹, PNC파이낸셜, BNY멜론, US뱅코프, 스테이트스트리트, 유나이티브헬스 실적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