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을 만나다]②김재섭 "청년 이미지 소비 말고 정치인으로 육성시켜야"

by송주오 기자
2021.01.05 06:00:00

김재섭 국민의힘 비대위원 인터뷰
"청년 정치인에게 청년 이슈만 관심 갖게 강요해"
국민의힘, 청년당 창당하며 국내 정계에 새로운 길 제시
"청년당 ''메이저리그'' 가기 전 ''마이너리그''…40대 대통령도 나와야"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국내 정치 환경에서 청년 정치인은 ‘청년’의 이미지로만 소비되는 경향이 강하다”.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청년 정치인의 현실을 이같이 진단했다. ‘청년’이란 이미지에 갇혀 정치권에서 한정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정치권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이런 한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사진=연합뉴스)
1987년생인 김 위원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서울 도봉구갑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다. 당시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밀려 낙선했지만, 지난 5월 출범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 합류하며 중앙정치에서 경력을 쌓고 있다.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정당의 굵직한 사안을 챙기며 국내 정치 환경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 만큼 누구보다 청년 정치의 한계와 과제 등을 절실하게 체감하고 있다.

김 위원은 ‘청년 정치인’에게 ‘청년’만 강요하는 국내 정계의 환경을 단호히 거부했다. 그는 “청년 정치인은 청년이기 이전에 정치인이다”며 “장년 정치인에게 장년의 문제만 해결하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 것처럼 청년 정치인에게 꼭 청년 문제에만 관심을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힘줘 말했다.

이렇다보니 국회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이슈는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문제와 젠더갈등, 공정 문제 등이 대표적이라고 언급했다. 김 위원은 “많은 청년들이 환경문제와 관련 불편함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지만, 우리 정치권이 이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는 국내 정당이 중장년층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21대 국회의 평균 나이는 54.9세다.



김 위원은 청년에게 문호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청년’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모든 정당들이 청년들에게 정치 참여의 기회를 잘 주지 않는다”며 “청년은 현실적인 여유도 없고 방법도 모르고 관문도 좁다. 그러다 보니 금수저나 운이 좋은 사람들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의힘 내 청년당인 ‘청년국민의힘(청춘의힘)’은 국내 정계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독일 기민당 ‘영유니온’을 본뜬 청년의힘은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결권·인사권·예산권 등을 별도로 가진다. 청년에게 필요한 의제를 직접 발굴하고 공론장을 주도하겠다는 취지다. 구성원은 만 20~39세 청년당원으로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청년 나이(만 44세)보다도 연령을 낮췄다. 청소년 당원제도 운영해 만 16~18세에 정치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김 위원은 “청년의힘이 앞으로 대한민국 정치의 요람이 되면 좋겠다. 좋은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선거 전략이나 당 운영 시스템, 정당 분위기, 언론 대응 등에 대해서 학습해야 한다”며 “청년당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해 ‘메이저리그’ 진출 전 ‘마이너리그’로서 충분히 훈련하도록 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청년의힘 등 청년 정치 조직의 활성화를 통해 40대 대통령의 탄생을 꿈꾸고 있다. 김 위원은 “30·40대의 국가지도자가 역동적으로 국가를 바꿔나가는 유럽처럼 대한민국도 40대 국가지도자를 만날 수 있다”며 “훈련된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을 바꿔나갈 수 있는 풍토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