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미·중 통상분쟁 더 격해질 전망”

by경계영 기자
2020.04.12 11:00:00

보조금·환율 등 美 대중 압박 수단 다양화
트럼프, 코로나19 中책임론 강조할 수도
"리커플링VS디커플링 불확실성 커…대비해야"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하고 연말 대통령 선거까지 앞둔 미국이 중국과의 통상 전선을 확대하면서 미·중 긴장 관계가 더욱 팽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의 이원석 차장과 김정균 과장은 13일 발표한 통상리포트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중관계의 향방’에서 이같이 밝혔다.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미국은 중국과의 1단계 합의에도 대중 압박 수단을 다양화하고 있다. 중국의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공여 관행을 목표로 유럽연합(EU)·일본과 공동으로 세계무역기구(WTO)의 보조금 협정을 더욱 강력한 수준으로 개정하기 위한 성명을 지난 1월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2월엔 미 상무부가 통화가치 절하 행위를 보조금으로 간주해 상계관세 부과가 가능토록 규정을 개정했다.



이는 긴장 완화보다 갈등 재격화에 무게를 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미·중 1단계 무역협정이 2월 발효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상호 약속한 교역확대 목표를 이루기 어려워졌다”며 “올해 대선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지층을 결집하려 코로나19의 미국 유입·확산 원인으로 중국 책임론을 강조하는 동시에 1차 합의에서 다루지 못했던 보조금, 국영기업, 사이버보안 등을 무기로 중국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더욱이 미국은 제3국에도 대중 압박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향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실제 미국은 화웨이 5세대(5G) 통신장비의 국제 입찰을 제한하지 않았던 영국 등 일부 국가를 대미 투자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개정에 돌입했다.

이원석 차장은 “앞으로 미·중 관계는 1단계 합의 이행을 통해 ‘리커플링(재동조화)으로 돌아갈 유인’과 코로나19로 미국이 의료품 자급 등 보건·안보를 이유로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가속화할 유인’이 혼재하는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은 대중 압박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과 코로나19 이후 세계경기 회복에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인 중국 사이에서 상황별 시나리오를 충분히 점검하며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통상분쟁의 흐름과 코로나19 사태. 자료=한국무역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