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가격 5개월째 내림세…2년5개월 최저

by김형욱 기자
2018.11.04 11:19:01

9월 FAO지수 163.5…전월 1.4p↓
설탕·곡물↑ 유제품·육류·유지류↓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가격지수 추이.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세계식량가격이 5개월 연속 내리며 2년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0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가격지수가 163.5포인트(p)로 전월(164.9p)보다 1.4p 내렸다고 4일 밝혔다.

FAO 식량가격지수는 23개 품목에 대한 73개 국제가격동향을 조사해 5개(유제품·곡물·설탕·유지류·육류) 품목별 추이를 살펴보는 지수다. 1990년 이후 매월 발표하고 있다. 2002~2004년 평균을 기준(100p)으로 수치화한다.

올 6월 이후 5개월 연속 전월대비 내림세다. 1월부터 5월까지는 4개월 연속 상승하며 175.8로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부터 하락하며 2016년 5월(156.7) 이후 2년5개월만에 가장 낮아졌다.

5대 품목별로 보면 설탕, 곡물 가격은 올랐으나 유제품, 육류, 유지류 가격이 내렸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가격지수 5대 품목별 최근 1년 추이.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설탕(161.4→175.4)은 주산지인 인도·인도네시아의 생산 부진에 가격이 올랐다. 최대 생산국 브라질에서도 사탕수수의 바이오에탄올 원료 사용 비중이 늘어나면서 공급이 줄었다.

곡물(164.0→166.3)은 미국 옥수수 수요 증가와 호주의 밀 작황 악화로 올랐다. 우리 주식 쌀 가격만 수확기를 맞아 내렸다.

그러나 유지류(134.9→132.9)는 9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2009년 4월 이후 거의 10년 만에 최저치다. 팜유 가격 하락이 큰 영향을 미쳤다. 수출국 재고는 넘치는데 수입 수요는 침체했다는 게 FAO의 분석이다. 바이오 디젤 수요가 늘어난 대두유나 유채씨유는 상승했다. 해바라기씨유 가격은 안정 흐름이다.

유제품(191.0→181.8)은 뉴질랜드 등 주 수출국 공급 물량 증가로 5개월 연속 내렸다. 1년 전보다는 15.3% 낮은 수준이다. 육류(165.0→161.6)도 양고기와 돼지고기, 소고기, 가금육이 주산국 공급 증가 등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FAO는 2018~2019년 세계 곡물 생산량이 26억120만t으로 전년보다 2.1%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반대로 소비량(26억5260만t)은 1.5% 늘어나면서 재고량(7억6190만t)이 6.5%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전월 전망과 비교해 생산량은 감소 폭은 줄었으나 소비량 증가 폭이 늘어나면서 재고량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곡물 종류별로 잡곡과 밀은 생산 감소와 소비 증가 속 재고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쌀은 이와 반대로 생산량 증가가 소비량 증가를 웃돌며 재고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한 세계 곡물 생산(production), 소비(utilization), 재고(stocks) 추이(2018~2019년은 10월 기준 전망치). 농림축산식품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