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타임] 골병드는20대…①잦은 건망증, 디지털 치매?

by박창기 기자
2018.09.12 08:00:50

(사진=뉴시스)



20대에게 디지털기기는 생활의 그 자체다. 디지털기기 없는 생활을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지난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스마트폰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 27%(5310명)가 ‘과 의존 위험군’이라 밝혔다.

그 중 20대가 고위험군 3.6%, 잠재적 위험군 20%로 가장 높았다. ‘과 의존 위험군’의 스마트폰 주 이용 콘텐츠는 메신저(95.5%)였다. 다음으로 게임(91%), 뉴스검색(80.9%), 음악(75.6%)이 뒤를 이었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도 최근 성인 10명 중 6명 정도(57.4%)가 디지털 기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집중을 못 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대체로 젊은 세대(20대 74.4%, 30대 58.4%)가 많이 경험하는 편이었다.

갈수록 높아지는 디지털기기 의존과 중독 현상으로 ‘신체적 이상 증세(39.6%)’가 꼽혔다. 그 중 대표적인 증상이 ‘디지털 치매’다. 국립언어원은 디지털 치매를 ‘다양한 디지털 기기의 발달에 힘입어 스스로 뇌를 사용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게 된 현대인들의 기억력 감퇴현상’이라고 정의했다.

쉽게 말해 디지털기기의 의존도가 뇌의 활동을 떨어뜨려 기능을 저하하는 현상이다. 스마트폰이 대표적이다. 매일 사용하는 전화번호나 일상생활 시 사용하는 사칙연산을 디지털기기로 해결한다. 지나친 디지털 기기 사용은 나도 모르는 새 디지털 치매에 이를 수 있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지난 7월말 기준으로 5000만명을 돌파했다. 사실상 국민 1인당 1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했다.(사진= 연합뉴스)



대학생 유지현(21)씨는 하루 3시간 이상 스마트폰에 할애하고 있다. 그는 “며칠 전 전공 수업 중 스마트폰이 고장 나 쓰지 못한 적이 있다”며 “수업 내내 불안해서 집중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유씨는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심적 안정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결국 수업이 끝나자마자 다음 수업을 젖혀두고 휴대폰대리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지금 안 가면 대리점이 문 닫아 하루 동안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못한다”며 “그런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민경복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와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공동연구팀이 국내 대학생 6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3명(36.5%)이 스마트폰 중독이라 밝혔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대학생들은 일상생활 중 미끄러짐·충돌·지하철 출입문 끼임 등의 사고를 경험할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9배 높았다.

스트레스·우울·불안감을 느끼는 대학생은 일반적인 대학생보다 스마트폰 이용량이 2배 정도 많았다. 심적 증상이 심할수록 뇌 기능에 영향을 준다. 대뇌 보상회로에 영향을 주는 신경전달물질 분비에 문제가 생겨 스마트폰 이용량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스마트폰 중독은 알코올, 마약 등의 물질 중독과 같이 원인으로 발생한다는 결과였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30세 미만의 사람들이 흔히 겪는 증상”이라며 “심할 때 뇌 기능 퇴화로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주원인이 되는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줄이면 디지털치매 증상이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며 “노래를 부르면서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교차로 접거나 양손을 펼쳐 손끝을 힘 있게 부딪혀 뇌에 자극을 주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