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금융 ‘지각변동’..KEB하나은행 최초 1위

by노희준 기자
2017.09.28 06:00:00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은행권 기술금융 평가에서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중위권에 머물던 KEB하나은행이 최초로 1위를 차지했다. 기존 기술금융의 ‘강자’ 기업은행은 후순위로 밀렸다. 정부가 질적평가 강화 차원에서 평가지표를 바꾼 덕이다. ‘무늬만 기술금융’의 오명을 씻겠다는 취지다.

기술금융은 담보와 보증이 없더라도 기술력이 좋은 기업에 대출 등을 해주는 금융지원 방식이다. 금융위원회는 2014년 하반기부터 은행 혁신성 평가의 하나로 기술금융 실적 순위를 공개하고 있다.

<자료=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은행권 기술금융 평가에서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은행이 포함된 대형은행 그룹 기술금융에서 KEB하나은행이 100점 만점에서 72.7점으로 최초로 1위에 등극했다고 28일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기술금융 투자, 대출 규모 증가율이 컸다. 또한 신용은 낮으나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 등을 중점 지원(질적지표)하는 등 기술금융 도입취지에 부합하게 운영했다는 설명이다.

KEB하나은행은 그간 기술금융 누적 규모 열세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해당 반기 실적 중심 평가로 규모 지표에서 상위권을 획득한 것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금융위는 이번 평가에서 평가체계를 개편했다. 공급규모 평가 비중을 축소한 반면 신용대출 비중을 반영한 질적 평가 요소인 ‘기술기업 지원’ 평가를 강화했다. 또한 과거 누적지가 아닌 해당 반기 실적을 중심으로 평가했다. 전반적으로 ‘질적 평가’를 강화한 셈이다.



KEB하나은행에 이어서는 신한은행(72.0점)이 2위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하반기에도 2위였다.

반면 시중은행과 동일그룹에서 평가를 받으면서 2016년 이후 부동의 1위를 차지했던 기업은행은 뒷걸음질 쳤다. 기업은행은 공급규모는 크지만 기술기업 지원 등 절대규모가 아닌 잔액 대비 공급 비중을 평가하는 지표가 강화되면서 순위가 다소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지방은행과 수협·씨티·SC은행이 포진한 소형은행 그룹에서는 대구은행(72.8점)이 1위, 경남은행(65.4점)이 2위를 차지, 기존과 다른 결과가 발생했다.

안창국 금융위 산업금융과장은 “순위 변동성이 커져 경쟁을 촉진하고 후발은행을 중심으로 기술금융 활성화 유인이 작용하고 있어 기술금융이 내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을 상대로 자체 기술금융 평가역량을 심의하는 ‘자체 기술금융 레벨 심사결과’에서는 경남, 부산은행이 새롭게 레벨 2로 상향됐다. 레벨 2이면 전반기 기술금융 대출 공급액의 20%까지 자체 기술평가로 공급할 수 있다. 나머지는 외부 기술신용평가기관(TCB)평가에 맡겨야 한다. 외부 TCB에 평가를 맡기면 수수료 비용이 발생한다.

국민·기업·산업·신한·우리·하나은행은 기존 레벨 3단계 유지 심사를 받아 합격했다. 레벨3은 전반기 기술금융 대출 공급액의 50%까지 은행이 자체적으로 기술평가를 할 수 있어 평가 비용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