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한 삼성그룹 전자계열 3인방` 증시 평가는

by김경민 기자
2009.03.08 15:27:52

삼성전기·삼성테크윈 `긍정적`..테마편승 주가도 양호
삼성SDI 상대적 부진..프리미엄제품 위주 `경기에 민감`

[이데일리 김경민기자] 삼성그룹의 전자계열 3인방이 분할이라는 같은 재료에도 엇갈린 주가 흐름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전자계열사간 사업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자르고 붙이는 `사업재편`을 진행해 왔다.

삼성SDI(006400)는 중소형 LCD와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AMOLED를 물적분할해 삼성전자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합작법인을 올해 1월22일 공식출범시켰다.

삼성테크윈(012450)은 부진했던 디지털카메라사업을 인적분할해 삼성테크윈과는 별개의 삼성디지털이미징을 설립키로 했고, 가장 최근 발표한 삼성전기(009150)는 삼성전자와 함께 LED합작법인을 만들 예정이다.



제각각 결정시기가 다르고 추진방법도 조금씩 차이는 나지만, 일단 연초대비 주가상승률을 놓고보면 삼성의 `자르고붙이기` 해법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삼성SDI(006400)가 연초대비 현재(6일 종가기준) 4.6% 올랐고, 삼성전기(009150)와 삼성테크윈(012450)은 각각 30.7%와 25.5% 상승했다.

코스피지수가 연초에 비해 오히려 9% 가까이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양호한 성적이다.

전반적으로는 양호했지만, 3인방만 놓고 비교했을 때는 삼성SDI가 불리하다.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신통치 않은데다 분할기일과 비교하면 더욱 저조하기 때문.



삼성테크윈은 분할기일인 지난달 1일 2만8300원을 기록한 이후 최근 6거래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현재 37% 올랐고, 삼성전기는 지난달 17일 LED합작법인 발표 후 주가가 6% 상승했다.

이에 비해 삼성SDI의 주가는 분할기일이였던 지난해 9월5일 8만1200원을 고려하면 27% 하락한 상황이다.

물론 지난해 하반기 경기침체가 본격화됐다는 점에 하락률이 더 큰 상황이긴 하지만, 올해 초 SMD가 공식출범한 1월22일 이후에도 주가는 7.6% 떨어져 상대적으로 분할 효과가 크지 않은 모습이다.


삼성SDI가 같은 재료에도 불구하고 다른 형제들에 비해 관심을 덜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전기와 삼성테크윈과는 달리 OLED는 프리미엄 제품이다보니 경기침체에 따라 수요악화가 더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다.

강윤흠 대우증권 연구원은 "분할로 불확실성이 모두 해소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삼성SDI의 OLED는 프리미엄제품인만큼 상대적으로 분할효과가 더디게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실적을 잘 내느냐인만큼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하는 단계"라면서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어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희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테크윈이 최근 경기방어주로, 삼성전기의 LED가 정책수혜주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비해 OLED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점도 부정적이다.

김갑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LED(발광다이오드) 테마에, 삼성테크윈은 방산부문의 안정성 부각에 상승탄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에 비해 삼성SDI는 뚜렷한 재료가 없어 상대적으로 부진해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