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유럽 부동산이 떤다..집값 `추풍낙엽`

by하정민 기자
2007.10.05 09:06:20

美이어 유럽에서도 집값하락 후폭풍 본격화
영국·프랑스·아일랜드·스페인 등 잇따라 집값하락

[이데일리 하정민기자] 미국의 집값 하락이 대공황 이후 최대 경제 위협이 될 것이란 비관론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집값 하락의 소용돌이가 유럽 대륙에도 상륙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노던 록 사태`로 부동산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영국은 물론 아일랜드, 스페인, 프랑스 등 기타 유럽 주요국가에서도 집값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부동산 위기가 가시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영국 부동산 업체 핼리팩스는 9월 영국 집값이 전월비 0.6% 하락했다고 밝혔다. 올들어 첫 하락이다.



집값의 연율 증가율도 8월 11.4%에서 10.7%로 하락했다.

아일랜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일랜드 정부 기관과 모기지업체들은 8월 아일랜드 집값이 전년동월비 1.9% 하락했다고 밝혔다. 전월비로도 0.3% 떨어졌다.

프랑스 정부도 3분기 집값이 전분기대비 1% 내렸다고 밝혔다. 1998년 이후 거의 10년만에 처음 벌어진 사태다.



스페인의 8월 집값도 0.3% 하락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이날 "금융시장 경색 여파로 유럽 부동산 시장이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의 매파적 태도가 유럽 부동산 둔화를 가속화시킬 지 모른다고 지적한다.

BOE는 작년 8월 이후 5번 금리를 인상해 당시 4.5%이던 금리를 5.75%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현재 영국의 금리는 선진 7개국(G7) 중 가장 높다.

ECB 역시 2005년 12월부터 8번 금리인상을 단행해 2%던 금리를 4%까지 올린 상태. 유럽과 영국의 금리는 모두 6년 최고 수준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ECB와 BOE가 신용 위기 후폭풍을 제어하기 위해 빠르면 연내, 혹은 내년 초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전일 ECB와 BOE는 모두 정책 금리를 동결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여전하다"며 금리인하를 서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에 시장의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의 줄리앙 칼로우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개월간 유럽 부동산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주 이유는 ECB의 금리인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BOA의 기예스 모엑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시장의 추가 악화는 결국 그 댓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